17. 바다에 앉아서
바다에 앉아서
푸르르른 너에게
한 없이 나의 속상함을
쏟아 낸다.
끝없이 넓고 깊은 너에게
누구에게도 보여 줄 수 없었던
나의 눈물을 흘려보낸다.
모든 것을 말없이
묵묵히 받아 낸 너는
내 마음을 대변하듯
성난 파도로 응답한다.
나는 알고 있다.
어떤 것도 해 줄 수 없어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너의 눈물이라는 것을..
그래도 고맙다.
내가 힘들 때마다
다시 돌아 올 곳이 있다는 것이.
마음이 지옥이 되는 순간들이 있다.
소리 내어 울 수 있는 용기, 내 마음을 이해해 줄 수 있는 누군가를 우리는 갈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