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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메루 Feb 23. 2023

시절 인연

우리들의 아름다운 인생

'우아인(우리들의 아름다운 인생)’과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들내미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대입에 관심을 가져야 시기였다. 신문을 보다가 우연히 <국자인>이라는 온라인 학부모 카페 기사를 읽게 되었다. 바로 컴퓨터를 켜고 회원에 가입했다. 그때만 해도 대입 관련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대입전형이 워낙 다양해서 더 혼란스러울 때다. 솔직히 대입 전문용어도 낯설고 어떻게 부모노릇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대입 전형 설명에서 까막눈은 면하자는 생각과 아들과 대화할 때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부지런히 카페 글을 정독하고 대입 자녀를 둔 부모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도 공부했다. 첫 오프라인 모임 때 처음 만난 두 분과 모임 후에 대중교통을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초면인데도 친근하게 느껴지고 마음이 편했다. 그 후부터 카페활동과 오프라인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국자인두레맘, 소원팔찌 만들기, 청소년 착한 가게, 십만 대권 프로젝트, 진학사 대입설명회, 국자인 고3두레, 희망나무 꿈트리, 장명루 만들기, 엄마들의 꽃 뜨기, 문화가 있는 날 매듭공예, 만원 영어, 송년두레모임, 하자맘스 아카데미, 책꼬지, 인문학정원 청강, 선배맘 번개, 우아인(대입을 끝낸 선배맘 두레) 등등


그동안 참 다양한 모임을 가졌다. 그중 나무에 뜨개옷을 입히는 '트리허그(Tree hug)’는 미디어의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2014 서울광장 올림픽공원, 2016 정동길, 2017 정동길, 2018 어린이대공원, 2021 용미리가족공원 그리고 2023년 2월 11일부터 21일까지 <세상의 온기를 더하는 우리들의 실 이야기> "트리허그 Tree hug" 첫 전시회가 북촌전시실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구심점 역할을 하는 한 분을 중심으로 각자 맡은 바 할 일을 찾아서 성심껏 묵묵히 일하는 분들이 필요하다. 우아인에는 이런 분들이 참 많다. 또 각자의 상황에 맞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열심히 활동에 참여한다. 함께 모여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나면 그 유대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함께 여행을 가고 전시를 관람하고 책을 읽고 연극을 보고... 코로나 이전에 참 좋은 활동을 많이 했다. 스페인 여행이 연기되어 아쉽지만 또 언제가는 가게 될 것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일을 진행하다 보면 사소한 오해도 생기고 또 열정이 지나치게 과하다 보면 나중에 힘들어 하는 경우도 보았다. 사람 사이에는 너무 친밀하게 대하다 보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서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예의를 갖추면서도 멀게 느껴지지 않는 '안전거리'가 필요하다. 오래 인연을 이어가려면 더욱 필요한 사항이다. 국자인 같은 기수로 10년째 만나는 분들은 한결 같다. 안전거리가 몸에 배어서 편한 분들이다. 때론 진심이 느껴지는 사소한 배려나 몸짓에 울컥 하기도 한다. 사람 공부도 많이 한다. 다양한 인생을 살고 계신 분들을 보면서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곤 한다.


그동안 코로나로 오프 모임을 갖지 못할 때 우리는 온라인에서 소통을 했다. 외국어 공부를 각자하고 인증숏 올리기, 하루 만보 걷기를 실천하기, 카페에 좋은 글이나 정보 올리기 등 한 분 한 분 개성이 강하고 관심 분야가 다르지만 그분들이 전해주는 열정이나 정보는 우물 안 개구리인 나에게 아주 큰 자극과 동기부여를 준다.


좋은 학부모 두레에서 인생 후반을 함께할 인연으로 이어진 <우아인> 느슨한 연대를 지향하며 잘 늙어갈 수 있는 길을 함께 모색하는 소중한 모임이다. 시절 인연에 감사한다. 우아인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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