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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융사령관 Oct 21. 2023

동네편의점 간판 바뀌는 모습 자주 목격하게 되는 이유?

생경한경제 ep11. 버스환승? 동네 편의점 브랜드 갈아타기 현상?

동네편의점 간판 바뀌는 모습 자주 목격하게 되는 이유?

(버스 환승?지하철 환승? 동네 편의점 브랜드 갈아타기 현상.. 왜?)



몇년 전부터 살고 계신 동네나 근무하고 있는 회사나 일터 근처를 걷다 보면 편의점이 있던 자리에 갑자기 문을 닫고 새롭게 공사를 하고 있는 편의점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지 않으셨나요? 


혜자스러운 도시락이나 4캔 묶음 해외 맥주를 마시러 자주 애용하던 편의점이 폐점을 하는가 싶어서 며칠 뒤 다시 보면 같은 자리에 다시 편의점이 들어선 경우를 보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저희 동네 인근에서도 최근 3곳의 편의점이 문을 닫는가 싶더니 다시 그 자리에 편의점이 오픈을 하더군요. 단 편의점 브랜드가 바뀌어서 말이죠. 

G 편의점이 C 편의점으로 브랜드 간판을 바꿔 달기도 하고,  E 편의점이 S 편의점이 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편의점도 가게이니까 폐업과 창업이 반복되는 것이야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편의점 아니라 주유소의 경우도 브랜드가 바뀌는 경우를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펜데믹의 어려운 시기를 지나면서 2~3년쯤을 기점으로 해서 자주 목격하게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간판 갈이라는 은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간판 갈이란 편의점이 운영되는 자리는 똑같고, 점주는 같은데 A 브랜드 편의점이 B 브랜드 편의점으로 바꿔서 새롭게 오픈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사무실 앞에 CU 강남역점이 있었는데 자리는 똑같은 데 2주일 후 가보니 GS25 강남역점으로 바뀌어 있는 것이 바로 (편의점) 간판갈이 입니다. 


이처럼 편의점 간판 뺏기 전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시기로 접어들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편의점 업계는 간판 갈이를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을까요?


네~ 여기에도 경제적인 이유가 숨어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어떤 경제적인 이유가 숨어 있는지 생활 속에서 궁금한 사소한 경제 이야기를 풀어서 설명하는 생경한 경제 시간을 통해 편의점 업계의 간판갈이를 자주 목격하게 되는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편의점들의 본사는 유통 대기업들이 운영합니다. CU, GS25, 세븐 일레븐, 이마트 24 등등 각각 BGF, GS, 롯데, 신세계 그룹 등의 유통 계열사들인데요. 


첫째, 이미 우리나라의 편의점의 숫자가 거의 포화상태에 가까워지고 있고, 공정위와 편의점 업계에서 과열 방지를 위해 자율 협약을 만들었는데 이를 유지하면서도 성장을 포기할 수 없다 보니 찾아낸 것이 간판 바꾸기 전쟁입니다. 


2018년도에 공정거래위원회와 편의점 업계는 과열된 매장 출점 경쟁을 줄이고 상생을 도모하고자 편의점 신규 출점 거리를 제한하는 자율 규약을 맺습니다. 편의점 출점 거리 제한 협약으로 100m 이내 동일한 브랜드의 편의점 신규 출점 금지하겠다는 것인데 자율협약인 만큼 법적인 강력한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서 잘 지켜왔고, 2021년 추가로 자율 협약을 연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본사 입장에서는 더 이상 신규 출점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100m 거리 제한에도 걸리지 않고 매장 수를 늘리는 전략을 고심하다가 찾아낸 것이 기존에 운영 중인 경쟁사의 다른 브랜드의 간판들 달고 있는 편의점을 우리 편의점으로 바꾸는 방법입니다. 이마트 24 여의도점이 세븐 일레븐 여의도점이 되는 것은 신규 출점으로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간판갈이로 바꾸는 건 자율규약에 해당 안 된다는 얘기죠. 편법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편의점이라 괜찮고 문제가 안된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전국 편의점 개수(점포 숫자 통계 기준) 약 5만여 개 정도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보면 인구수 대비 포화 상태가 되어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1인당 인구를 따지면 편의점의 나라로 알려진 일본보다 많아졌다는 자료도 있을 정도입니다. 100m 거리 제한까지 생각하면 이미 괜찮은 상권에는 편의점 매장이 거의 다 들어섰다고 봐도 무방하니까요. 편의점 브랜드 본사 입장에서는 신규 출점을 전혀 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성장이 정체될 수밖에 없는 한계에 가까워졌으니 간판갈이라는 틈새시장을 찾아 경제적 성장을 노리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이들 편의점 본사와 편의점 가맹점 주들 간의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이 몰려 있는 시기가 시작되었다는 점입니다. 가맹점 주들이 단체로 똑같은 날 모여서 한날한시에 본사와 계약을 단체로 체결하는 것도 아닐 텐데 의아하실 수 있습니다만 5~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숨은 이유를 한 가지 찾아낼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첫 번째 이유와도 연관되는데요. 당시 출점 제한 규정 적용이 본격화되기 직전에 유통 공룡인 대기업들이 손놓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자율협약이 시행되기 전에 신규 출점을 미리미리 늘려놓은 것이 이제서야 영향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2017년~2018년 집중적으로 가맹점 계약 시점이 몰려 있습니다. 


대부분 본사와 편의점 가맹주들의 계약기간이 5년 정도인 경우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2017년으로부터 5년 지난 직년(2022년)에서 올해(2023년) 5년 된 가맹점 수가 많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론이 나옵니다. 약 5,000개 정도가 해당된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적어도 올해 연말까지는 재계약 시점이나 새로운 계약을 맺어야 하는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많이 몰려 있다는 얘기가 되고, 편의점 본사에서는 이들 가맹점주들을 꼬셔서(?) 자기 브랜드의 간판을 달 수 있도록 빼앗아 와야 하는 경쟁이 펼쳐지게 된 것이죠. 


셋째, 퀵 커머스와 같은 동네 플랫폼으로서의 편의점 역할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고 편의점의 기능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에서 매장 늘리기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편의점들의 변신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는데요. 우리 동네 물류 플랫폼으로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퀵커머스를 실험하기 시작했고, 밀키트, 세탁, 택배, 여기에 금융까지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신규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동네 플랫폼을 하려면 매장 수가 많아야 유리한 것은 당연한 거겠죠.

따라서 간판 갈이를 통해서라도 1~2개의 지점이라도 더 늘리려는 본사의 전략이 숨어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넷째, 유통 대기업 입장에서는 매장 수를 획기적으로 늘릴 방안이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편의점은 오히려 특수를 누리며 성장은 지속되었는데도 불구하고 100m 거리 제한 협약도 있고, 다른 경쟁 업체를 통으로 인수하는 방안이 있긴 하지만 이는 기존 점주들과 중복되는 부분이 발생해서 새로운 갈등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매물로 나와 있는 편의점 브랜드가 있음에도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고 차라리 건 바이 건 형대로 간판갈이가 더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1만여 개가 훨씬 넘는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업계 1, 2위 업체들은 M&A에는 관심이 없고, 그 아래 3, 4위 업체들만 미니스톱 인수전에 참여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편의점 간판 갈이는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가맹점 주 입장에서 편의점 간판을 바꿔 달고 싶다면?

대기업 유통 계열사들이 운영하는 편의점 본사끼리 간판 갈이 경쟁이 붙은 지금이 점주 입장에서 좋은 조건이나 기회의 시기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갈아타기를 유도하기 위해 본사들은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이건 상권이나 점주의 영향력 등에 따라 다른데 목이 좋은 곳은 억대가 넘는 웃돈을 제공한다고도 들었습니다.) 본사와 가맹점 간 수익 배분 비율을 가맹점 주가 더욱 유리하게 조정해 주는 조건과 상품이 입고될 때 본사 직원을 무상으로 파견해서 상품 진열이나 마케팅 도와주는 것과 간판 및 인테리어 비용을 전액 혹은 상당 비율을 본사에서 지불하겠다는 방안 등 다양한 방법이 강구되고 있습니다. 


공격만 할 수는 없죠. 방어 전략도 필요하겠는데 기존의 점주가 다른 브랜드로 갈아타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동시에 있어야죠.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새로운 계약 시에 역시 수익 배분 비율 조정안, 폐기 지원금 확대 방안이나 심야 운영비 지원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경한 경제] 얼마전부터 동네나 사무실 근처의 편의점 간판의 브랜드가 바뀌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되는 이유로 4가지 경제적인 배경과 다양한 이유들이 숨어 있다는 것을 생경한 경제 시간을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편의점 업계의 빼앗고 빼앗기는 간판갈이 경쟁이 본사의 성장이나 매출 증대에 그치지 않고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의 혜택으로도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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