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가? 누구?"
"린가드! 린가드가 엄청 유명한 선수야. 그 사람이 K리그에 왔어~"
아들은 린가드 선수가 있는 FC서울 경기를 홈구장에서 보러 갈 이유를 설명하며 들떠있었다.
나는 '축알못'이다. 들어도 들어도 헷갈리는 해외 축구팀과 선수들 이름을 주입당하고 있다.
몇 년을 들어도 내가 아는 외국 축구 선수 이름은 호날두, 메시, 음바페, 홀란,, 맞다! 손흥민 짝꿍 케인,,
(적으면서 보니 꽤 아는 것 같아 흐뭇하다~^^) 여기에 린가드도 업데이트해야겠네.
처음으로 축구 예매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했다
오! 이런!
1차 멘붕이 왔다.
좌석 종류가 너~~ 무 많았다.
결정장애를 갖고 있는 나는 여기저기 클릭해 보기 시작하다.
"그냥 가운데 자리가 문안하겠지. 선수들 앉는 벤치가 정면에 있으니 대기하는 선수들도 볼 수 있겠다" 동측 하프라인 근처로 자리를 잡았다.
(가본 결과, 축구장은 엄청 넓었다. 내가 앉은자리에서 벤치에 누가 앉아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냥 얼굴이 점으로 보인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 하.)
경기시작 2시간 전에 도착했다. 입장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줄 서지 않고 바로 들어갔다.
여기저기 띄엄띄엄 좌석을 찾는 사람들이 보였고 우리도 그중 하나였다.
북측 자유석은 달랐다! 현란한 현수막과 붉은색 응원복을 입은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마치 황소 같달까 , 2002년 월드컵 때 붉은 악마도 잠시 떠올랐다.
"저 자리는 뭐지? 아!! 예매할 때 주의 사항 봤다."
[북측 자유석은 서포터즈의 응원이 이뤄지는 '응원석'으로 깃발 악기로 인한 시야 방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예매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문구가 무슨 의미였는지 이제 알겠다.
응원단들은 경기가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자리에 앉지 않았다. 신발에 스프링이라도 달린 듯 점프하고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작은 집 한채는 너끈히 가릴만한(ㅋ) 대형 현수막 열대여섯 개가 흔들리고 있었다. 응원 기수 손에서 말이다. 저기 있는 사람들은 틀림없이 E일 거야. 그것도 대문자 E!
처음에는 그들의 기세에 "무섭다!" 했는데 경기 끝날 때쯤에는 "다음에는 응원단 쪽에 앉아볼까? 같이 응원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말이야. 신나고 재미있을 거 같아." 했다.
내가 앉은 중간 자리는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 같았다.
컨디션 좋은 날은 E 같고, 마음이 가라앉은 날에는 I 같은 - E와 I가 반반 섞인 사람들 말이다.
경기가 시작하고 응원석은 난리가 났어도 이곳은 조용~~~ 했다
구호를 외치고 싶어도 누구 하나 소리치지 않아 나도 입을 꾹 다물었다.
근질거리는 입과 나대는 손이 내적 갈등을 일으키고 있었다.
휴@.@ 다행이었다.
경기가 진행되자 여기저기 웅성거리며 분위기는 금세 자유로워졌다. 골이 골대를 스치면 탄성도 내뱉고, 1점 획득하면 모두들 번쩍 손을 들고 환호하기도 했다.
"그래그래. 이 재미에 경기장 오는 거지~."
그렇다면 대문자 I인 사람들은 어디에 앉을까?
E와 I를 둘 다 갖은 나니까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I일 때 어디 앉을까.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자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기다!
tv보다 생생한 소리가 들리면서도 사람들과는 거리를 둘 수 있는 윗층 공간!
^^
1층 2층 사이에 유리로 된 룸처럼 보이는 곳이 있던데.. 거기도 관람석인가?
그 룸에 에어컨 나오면 I고 E를 다 떠나서 그냥 시원한 곳에서 관람하고 싶다~!
야외 경기장은 더워도 너무 덥다. 흐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