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으로 생각해 보는 좋은 선택 [삶]
좋은 선택을 위해 고민할 시간을 줄이겠다. 대신 나쁜 선택을 고르고, 거르는 것.
이제 내면의 선택, 진정한 의미의 좋은 선택을 할 때가 되었다.
예쁜 옷을 사려고 한다. 유튜브를 켠다. 이런저런 패션 채널을 탐험하며 정보를 쌓는다. 유행하는 스타일을 알게 되는 건 덤이다. 추천되는 템들은 각각의 존재의 이유, 명분등의 탄탄한 배경정보를 갖는다. 이를테면 범용성이 넓은 것, 잘 빠진 유니크한 색감의 희귀한 것 등이다. 좋다 그중에서 사고 싶은 것을 사면 되겠다.
머리를 바꾸려고 한다. 긴 머리가 좋은가? 짧은 머리가 좋은가? 펌을 하고 싶은가? 트렌디한 머리도 찾아본다. 연예인의 헤어스타일을 참고해 본다. '음.. 패션의 완성은 얼굴일까?' 잠시 낙담을 하면서도 다음 헤어 스타일을 정해 본다.
옷장에는 생각보다 손이 가지 않는 예쁜 옷들이 쌓였다. 착용 횟수는 적은, 그러나 보관된 날짜는 긴, 이들은 새 옷이지만 내겐 또 헌 옷이 된다. 버릴 수도 안 버릴 수도 없겠다.
다운펌을 했다. 깔끔했다. 군더더기 없는 라인, 깔끔한 머리 스타일. 머리는 정말 잘 나왔다. 비싼 돈을 준 보람이 있나?
그리고 깔끔히 나의 모난 점을 모두 드러내게 됐다. 얼굴은 3배 동그랗고 커다래졌고, 내 매력 포인트 중 하나라고 생각한 귀족턱은 날 신형만으로 만들었다. 엄마가 한 마디 했다. "너 얼굴 왜 그래?"
좋은 선택이란 뭘까?
좋은 걸 고르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세상엔 좋은 것들이 넘쳐난다. 그들은 세상 사람 각자의 좋은 것들이 모인 결과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중 하나를 고르게 된다. 그런데 세상에 '나'는 나 혼자이다.
좋은 선택이란 나에게 좋은 선택이어야 한다. 남 좋은 일 말고 나 좋은 일이어야 할 테지 않나.
나와 어울리는 것, 나만의 기준, 취향... 나에게 좋은 선택은 여러 표현으로 불리고 있다. 요즘 좋아하는 '나다운' 것. 나도 '나다운 것'을 못 찾아 결국 나답지 못한 선택들을 한 것일 테다.
알지만 어려운 나다운 선택. 이를 행하기 위해 좋은 선택이란 단어를 바꿔보고 싶다. 세상에 숱한 좋은 선택들 중 내게 맞는 선택을 하는 것. 좋은 선택은 이제부터 나쁜 선택을 아는 것이다.
좋은 선택을 하는 것은 외부의 것이고, 나쁜 선택을 피하는 것은 내부의 것이다.
유행하는 신발, 젠더리스 룩, 깔끔한 다운펌을 고르는 게 아니라,
단화는 피하기를 고르고, 얇고 붙는 옷 피하기를 고르고, 얼굴 윤곽이 드러나는 스타일 피하기를 골라야 했더라.
좋은 선택을 하려는 것은 모든 외부의 좋은 것을 향한다. 그러나 나쁜 선택을 피하기는 자연스레 '나에게 나쁜' 것을 피하게 된다. 선택 방향의 역전이다. 그렇게 남은 것은 내게 좋은 선택들이다.
이 배움은 나의 삶 다양한 영역에 적용되었다. 내 기준을 세우게 하고 내 기준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나다움, 가치관, 기준, 취향 어떤 단어여도 괜찮다. 자신에게 주도권을 주고 싶을 때, 줘야 한다 마음먹을 때, 혹은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모든 순간에 '나쁜 선택'이라는 단어로 바꿔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이 역시 나만의 팁이고 세상에 던져놓은 하나의 좋은 선택이다. 자신에게 안 어울리면 뺄 수 있을 외부의 것이란 걸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