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남기는 약속

헤프닝으로 끝난 유서

by 정담

안녕, 여보야.
혹시라도 돌아오지 못할까 두려워
편지 아닌 편지를 남겨.


아무 말 없이 떠나고 싶지 않아.
너를 깊이 사랑했고,
너를 만나 행복했고,
고맙고 미안했다는 말,
이 세상에 없음을 알리는 글 속에 남겨.


그런데 이상하지.
돌아올 걸 알면서도
생각만으로 눈물이 흘러.
함께하고 싶던 일들,
나 없이 지내야 할 너와 우리 아이, 부모님...
모두가 마음에 맴돌아.


회사 인수인계서처럼
하나하나 당부하고 인사해야 할 것 같은데,
시간도 모자라고
몸도 지쳐,

그저 “나 잘 다녀왔어” 하고 돌아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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