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마트리카리아 같아요

by 하린

“쌤은 참 마트리카리아 꽃 같아요.”

점심시간, 잠깐의 햇살 같은 수다 속에서 동료쌤이 말을 꺼냈다.

나는 웃으며 되물었다.

“갑자기요? 왜요? 왜 캐모마일 같다는 거예요? 궁금한데요!”


그녀는 어제 종로 3가를 지나다 문득 눈에 들어온 작은 꽃집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불쑥 피어난 듯한 아담한 공간, 그 속에 조용히 놓여 있던 마트리카리아 한 다발. 하얗고 노란 작은 꽃들이 무리 지어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 어쩐지 나를 닮았다고 했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그 꽃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오늘, 그 꽃을 나에게 건네고 싶었지만 아침에 늦잠을 자는 바람에 그만 잊고 나왔다며 아쉬운 듯 웃었다.


꽃은 받지 못했지만,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 안의 무언가가 환하게 밝혀지는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가 나를 떠올리며 꽃을 고르고, 그 마음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따뜻하게 젖어들었다.


“작고 예쁘지만 왠지 단단한 사람 같았어요. 늘 웃고 있지만, 속에는 꺾이지 않는 힘이 있는… 그런 느낌이 있어요 쌤은.”

동료쌤의 말은 마치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조용히 안아주는 위로처럼 다가왔다. 그래서 눈물이 왈칵하고 터져 나왔었다. 정말 그동안 내가 듣고 싶었던 위로 일지도 모른다.


마트리카리아. 그 이름조차 낯설지만, 어쩐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존재처럼 느껴졌다. 그 꽃의 꽃말은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이라 했다.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꺾이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키며 피어나는 작은 들꽃. 소리 없이 존재를 증명하는 그 모습은, 어쩌면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이미지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생각했다.

사람의 말 한마디가, 때로는 꽃 한 송이보다 깊은 향기를 남기기도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렇게 피어난 마음은, 조용히 나를 감싸 안으며 다시 걸어갈 용기를 건네준다는 것을.


나에겐 이런 동료쌤이 있다는 게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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