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부제: 산 자와 살려는 자
by
이슬
Dec 16. 2025
가을 들판
고개 숙인 억새는
합장하는 비구니를 닮았다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고독한 꽃
하얗게 발효된 외로움 같다
산 정상에서 터지는
은빛 찬란한 독경소리
천상의 아침
, 연다.
꿈꾸는 새벽 여명
두드려서 깨우면
수천수만의 생명
, 일어선다.
산자
와 살려는 자는
흰파도 굽이치는 물결 위로
갓 지은 돛단배 하나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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