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연인

부제: 우리들 모두는 바람의 연인

by 이슬

솔잎 떨어진 길 따라

난 바람의 연인이 되어 한나절을 걸었다.


걸어오는 길가에는 작은 무덤하나

누렇게 시든 풀을 덮고 누워 있었다.


왜 그곳에 누워있느냐 묻는 이도 없었고

누워있는 그도 굳이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덧없음이 삶이라! 솔잎에 덮인 채 누워있는 이

표정도 없이 일러 주었다.


곁에 있어도 외로운 바람의 연인처럼

산다는 것은 허상을 붙잡고 길섶을 돌아서는

들바람처럼 외롭고 고독한 것


포물선을 그리며

뒤늦게 떨어져 날리는 솔잎 하나는

몇몇 날들을

이별하는 기로에서 얼마나 서성였을까?





이제 곧 우리도 애증에 뒤채였던 날들을 남겨두고

빈 손으로 작별할 사이도 없이

허적허적 떠나가야만 한다.



우리들 모두는 바람의 연인

그저 산길에 부는 바람처럼 무심히 살 일이다.


보이지 않는 깊은 영혼의 골짜기를 따라

노래하는 바람의 연인으로 산들 그 또한 어떠하리야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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