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삼킨 여자

by 시니브로

시작은 일요일 오후 출근이었다. 4시부터 10시까지였다. 집에 잘 있다가 일요일 4시에 나가려니 가면서 피곤해졌다. 아침부터 집안일하고 저녁 출근이라 적응이 안 됐다. 그 시간에 맞춰서 가야 하니 어쩔 수가 없었다. 처음 시작하기엔 아침보다 저녁이 낫다고 했다. 빵을 포장하고 청소만 하면 되니 그랬다. 그럼에도 초등학생 아이가 있어 밤 시간이 어려웠다. 오전 시간으로 시간을 변경했다.


오전 8시부터 직원 A가 근무하고 있었다. 나는 10시 출근해서 2시 퇴근, 바쁜 점심시간만 갔다가 먼저 퇴근하는 스케줄이었다. 아침 10시에 가도 할 일이 많았다. 빵을 포장하고 점심시간에는 커피를 팔기 바빴다. 밥 먹을 시간도 딱히 필요하지 않았다. 네 시간 근무하는데 중간에 밥까지 먹기가 애매했다.


A는 키가 크고 하얀 얼굴이 예뻤다. 늦게 들어온 후배니까 반말을 하겠단다. 나이가 열 살은 어렸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그 모습이 귀여웠다. 그러라고 했다. 나는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이 아니었다.


뭔가 이상해졌다. "언니"라며 나를 부르긴 부르는데.

"언니, 왜 그렇게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해? 스티커 위치가 너무 아래잖아, 리본을 이렇게 하란 말이야."

특히 사장 부부가 옆에 있으면 소리를 더 질렀다. 나는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왔다. 나에게 이렇게 막 대하는 사람이 처음이라 이성이면 반하기라도 했을 텐데.


어느 날은 아침에 와서 한 마디도 안 하기 시작했다. 갈 때 먼저 간다 하면 "잘 가"가 다였다. 말을 거는 날도 있었다. 나도 모르게 매장을 가면 얼굴부터 보게 되었다. 기분이 좋을까? 하면서. 마음이 불편한 나는 아침에 카페에 들러 죽고 못 산다는 바닐라 라테를 사서 갔다.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바닐라 라테를 받은 A가 말했다. "누가 아침부터 커피를 마신다고."


그러다 다음 날은 말을 걸며 아침에 주차 때문에 짜증 난 아주머니 이야기를 시작한다. 동네에 자꾸 시비가 붙는 아주머니인데 가만히 안 두겠다며 그 차 앞에 일부러 주차를 해 놓는다 했다.


빵을 만드는 쪽 실습생이 자주 바뀌곤 했는데 목소리가 하이 톤인 20대 아가씨가 한 번은 있었다. 갑자기 소곤거리며 "쟤 목소리 소름 끼쳐. 너무 짜증 나." 하는 게 아닌가? 직정수기가 매장 안에 있어 물 마시러 왔다 빵을 구경하는 B에게 말한다. "지금 실습 시간 아니에요? 왜 돌아다니면서 빵을 사죠? 끝나고 사세요. 그리고 조용히 좀 하세요."


그 뒤로 사장 꼴 보기 싫어 곧 그만둔다는 A.

왜 바로 그만두지 않을까?

스트레스를 받으며 하루하루 날을 셌다.


나한테 왜 그러냐고 한 번 따져 물은 적이 있다. 별 말이 없다.

드디어 그만두는 날. 밤에 회식이 있었다.

잘 가서 시원한 인사, 다시 엮이지 말자는 제물로 스타벅스 바닐라 라테 5잔을 보냈다.


몇 년이 지났지만 불편해서 다시 마주치기 싫은 A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