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나를 변화시키는 것

새똥을 맞은 아침

by 나미

근무지가 가까운 나는 걸어서 출근을 한다. 근데 내 손등 위로 하얗게 생긴 범상치 않은 이 물질이 떨어졌다. 새가 내 머리 위로 날아가고 있지는 않았지만, 굳이 그것의 냄새로 정체를 확인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았다.

그게 바로 세월이 나를 변화시킨 것이다.

지금 내가 봤을 때, 내가 아주 어릴 때 그러니까 국민학교 2학년 때 나는 오늘과 같은 일을 겪은 적이 있다. 초등학교도 아닌 국민학교 시절에는 2부제가 있었고 오후반이 있었다. 나름 아침형 인간이었던 나는 오후에 학교에 가는 게 싫었다. 그것보다 더 싫었던 것은 교실에 들어가기 전에 일렬로 서서 했던 국민체조. '국민'이 무슨 말인지도 몰랐던 어린 나는 '따라라라라 따라라라~' 의 음도 낯선 아저씨의 알아듣기 힘든 구령도 싫었다. 어설프게 앞 친구를 따라서 양옆으로 손을 뻗었을 때, 그것이 내 손등에 '톡' 떨어졌다. 지금 생각해면 눈으로도 뭔지 알 수 있는 확연한 모양새였는데 나는 냄새까지 맡아서 확인했다. 지독했다. 아직도 그 냄새가 기억날 지경이다. 그러고는 오랫동안 혹시나 행여나 열심히 피해 다녔다. 마치 트라우마처럼.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굳이 냄새를 맡지도 않았고 입고 있던 검은색 옷이 아닌 게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했으니 말이다. 별일 없이 출근해서 손은 비누로 깨끗이 씻었다. 요즘 비누는 향도 좋다. 좋은 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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