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인간 17
나는 친구가 필요하고
이따금 친구가 아닌 사람을 눈앞에 두고
울고 싶고 하소연하고 싶고
그러면 안 된다
눈물을 핑계로 모든 내일을 내가 버텼다고 말하면
안된다 결코
살아있으니까 꿈틀대는 거지
아름다워 자위한다는 핑계
지겹다 우리 모두 그냥 아름답자
늙어가는 소린 때론 거르자
젊은 시인의 숨소리 듣기도 벅차니까
나는 친구가 필요하다
미끄럽고 매몰찬 장어 같은
시인 같은
나무인간입니다. 기본적으로 일기를 씁니다. 기술적으로 전시 기획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