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언제부턴가 어두워졌고, 그 그늘은 점점 나를 삼켜버리는 듯하다.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불안은 나를 감추게 만든다. 세상에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힘은 나를 이끌어 세상 밖으로 끌어내려한다. 도망치고 싶지만, 숨을 곳은 없다. 마치 하늘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듯, 어디에서든 나를 찾으려 하는 듯하다.
두려움 속에서 나는 계속 숨고만 있다. 하지만 그런 나의 마음속에 묻혀 있는 질문이 하나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혹시 내가 선택한 길이 아니었을까, 아니면 처음부터 이 모든 것이 정해진 운명이었을까? 내가 갈 수 있었던 다른 길은 없었을까?
그렇게 내가 숨을 때마다, 하늘은 그 위로 한 겹 더 짙어진 그림자를 덮어버린다. 마치 이 모든 일이 내가 겪어야 했던 것처럼, 운명처럼 다가오는 느낌이다. 과연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 걸까? 숨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온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