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함과 나 사이의 괴리감

by 더좋은Y

난 어렸을 때부터 잘하는 것이 많았다.
무엇이든 조금만 해도 남들보다 빨랐고,
잘하고자 하는 욕심도 컸다.
그에 맞게 부모님께서 나에게 거시는 기대도 컸다.


어릴 땐 스스로 자만했다.
내가 제일 잘나고, 멋지고, 특별한 사람이라고 믿었다.
그래서였을까.
부모님은 내가 겸손해질 수 있도록 칭찬을 아끼셨다.


항상 내가 나에게 거는 기대는 이랬다.
“난 조금만 해도 되겠지. 원래 잘하니까.”
“이 정도만 하면, 다른 애들보다 낫지 않을까?”
나는 나와 다른 아이들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게 사실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현실의 나는 다재다능했지만 애매했고,
무언가를 악바리로 해내려는 독기조차 없었다.
점점 자아를 찾아갈 나이가 되자,
동갑내기 친구들 사이에서도 차이가 뚜렷해졌다.
공부 잘하는 애, 얼굴 예쁜 애, 돈 많은 애, 문제를 일으키는 애 와 같은
각자에게는 정해진 ‘이름표’가 있었다.



물론 더 잘하고 싶은 게 많았지만, 내 노력은 특출나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머릿속엔 늘 ‘이상적인 나’의 모습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의 나는 그 완벽함의 기준과 맞닿지 않았다.


그 괴리감 속에서,나는 내 자신을 인정하지 못했다.

부족한 노력을 합리화하기 바빴고,
내가 해낼 수 있었던 '가능성'만 되돌아보며 그 모든 걸 모른 척했다.

아마도 그때의 나는 ‘수긍’하지 못하고, 그저 ‘순응’했던 것 같다.
인정이 아니라 체념에 가까운, 그런 순응이었다.

사실 ‘부족한 나를 인정한다’는 건
한계점을 받아들이고 실패를 준비하라는 말이 아니었다.
그저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 사실을 몰랐다.
아니, 알고도 외면했다.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일은 늘 내일로 미뤄두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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