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를 가두다

by 조은영 GoodSpirit

스치는 곡에 마음을 빼앗기면

그 곡을 반복해서 듣는다


반복해 들을수록 그 곡은

더 강하게 나를 사로잡는다


그렇게 끊임없이 이어지는

곡 안에 나를 가둔다


나를 완전히 점령한 그 곡은

나를 그곳으로 이끈다


그곳이 슬픔이든

환희든 환멸이든


곡이 반복 재생되는 시간만큼

나는 그곳에 머문


그렇게 음악은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심지어 알지 못했던 곳으로


나를 데려가

존재하게 만든다


나는 음악을 들으며

나 아닌 다른 무엇이 되어

느끼고 생각하고 기록한다


때로 그것은 시가 된다

keyword
이전 07화27개의 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