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는 곡에 마음을 빼앗기면
그 곡을 반복해서 듣는다
반복해 들을수록 그 곡은
더 강하게 나를 사로잡는다
그렇게 끊임없이 이어지는
곡 안에 나를 가둔다
나를 완전히 점령한 그 곡은
나를 그곳으로 이끈다
그곳이 슬픔이든
환희든 환멸이든
곡이 반복 재생되는 시간만큼
나는 그곳에 머문다
그렇게 음악은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심지어 알지 못했던 곳으로
나를 데려가
존재하게 만든다
나는 음악을 들으며
나 아닌 다른 무엇이 되어
느끼고 생각하고 기록한다
때로 그것은 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