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구제할 수 없다
삶이 송두리채 휩쓸려간 이들을
구제하기는커녕
단 한 사람의 밥벌이조차
되지 못한다
한 등단 시인이
시 한 편은 5~10만원에
팔린다고 말했다
고작 시 한 편이
최저시급의 몇 배라면
나쁘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
헌데 시 한 편을 1시간에
쓴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
그래서 시인은 시로써
밥벌이를 포기한다
밥벌이에서 멀어진 시는
돈의 말을 듣지 않는다
그래서 시는 자유로운가
또한 누구를 구제한다는
거대한 사명에서 자유로우니
무엇이든 말하고 노래한다
그래서 시는 아름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