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강변
강변에 모래알처럼
둥글게 몸을 말고 앉은 관중들은
너를 향해 눈빛을 반짝였지
너를 본 순간
나는 너에게
빨려 들었어
가늘고 긴 대나무처럼
진초록 싱그러움을
온몸에 두른 너는
강바람에 몸을 맡겼지
너는 바람과 함께
탬버린을 챙챙 흔들고
바람의 춤을 추었어
너의 첫소리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미지의 언어, 담다디
88년 여름 강변, 너는 그렇게
한 소녀의 바람이었고
자유였고 세계였어
너의 이상은 드높았고
나의 이상은 너였고
너는 나의 첫사랑
영원한 샹그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