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화면에 커서가
깜빡이를 켜고 있다
좌측인지 우측인지
방향을 알 수 없다
비상 깜빡이다
방향도 모른 채
비상에 걸려 깜빡인다
무엇이 비상인가
생각은 글을 내버려 두고
저만치 앞질러 가고
손끝은 생각을 더듬어 쫓다
끝내 길을 잃었다
잡힐 듯 말 듯한 생각의 편린
기어이 붙잡으려는 바동거림
어디 그뿐인가
들고 나는 숨만큼
팔딱대는 심장만큼
잦고 절실한 나날의 바동거림
그 바동거림이 있어
생각은 다시 손 끝에 닿고
글은 길을 찾는다
일상(一想) 에세이와 시를 씁니다. 삶이라는 여행에서 경험하고 느낀 이야기를 쓰는 에세이스트이자 시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