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서 보내는 시간만큼 는다

다른 말 같지만 같은 말들

by 조은영 GoodSpirit

수영유튜버들의 영상을 보고 난 후, 수영장에서 초급반 강사의 지도를 받다 보면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때마다 이게 맞나, 강사가 실력이 있는 건가 생각하다가도 막상 강사가 지도하는 대로 해보면 같은 효과가 나온다. 결국 다른 말 같아도 같은 말인 것이다. 각자 보는 시각과 표현방식의 차이가 있어 다른 말처럼 들리는 것이다. 이를테면 평영은 미리 유튜브를 열심히 보며 사전에 익힌 바로는 물의 저항이 생겨 발동작과 손동작을 동시에 하면 안 안된다고 배웠다. 손동작이 끝나면서 다시 손을 앞으로 쭉 뻗을 때 발을 접으며 발차기를 하니 동시가 아니라 순차적인 것이다. 헌데 강사가 나를 보더니 왜 발동작이 늦냐며 손동작과 발동작를 같이 하라고 했다. 속으로 '그건 아닌데...'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습을 하며 느낀 건 발동작을 좀 더 빠르게 연결 지어 차라는 의미로 이해되었다. 같이 하라는 그 말은 팔 뻗고 느긋하게 하는 발차기 말고 빠르게 추진력을 주라는 의미인 것이다. 결국 내가 해석한 바대로 손동작이 끝나자마자 발차기를 했을 때 잘했다는 칭찬을 들었다.

배영을 배울 때도 그랬다. 보통 유튜버들은 출수할 때는 엄지손가락이 먼저 올라오게 팔을 들어 올리고 입수할 때는 새끼손가락이 먼저라는 것이다. 하지만 강사가 나의 배영을 지켜보더니 왜 번거롭게 팔을 위에서 돌리고 있냐며 출수시부터 새끼손가락이 먼저 올라오게 팔을 돌려 나오라는 것이었다. 시키는 대로 해보았더니 그 방법도 괜찮았다. 둘 중 무엇이 맞고 틀렸다의 문제가 아닌 결국 같은 효과를 내는 영법인 것이다. 여러 유튜버의 영상을 볼 때마다 각 영법을 배우기 위해 알려주는 연습 방법들 역시 각양각색이다 .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익히든 숙달되면 결국 같은 영법을 터득할 수 있다. 초급반 강사 역시 내가 보아온 유튜버들과 다른 방식으로 지도하는 부분이 여럿 있다. 게다가 그 누구보다 센 강도로 지도해서 호흡이 가쁘고 무척 힘들 때가 많아 강습생들이 주 3회 강습을 다 채우지 못하고 종종 빠지기도 한다. 물론 나는 무조건 강습을 채우고 개인연습을 추가적으로 하지만 힘들긴 마찬가지다.

덕분에12월 첫 번째 강습에 발차기부터 시작된 평영은 3주 만에 어느 정도 감을 잡았다. 팔젓기와 발차기의 기본동작을 익히고 타이밍에 맞춰 나가면 숨차지 않게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강사는 이제 평영은 '잘하니까(초급 수준에서)'접영 발차기 연습을 많이 하라고 했다. 접영킥 연습은 1주일째다. 강사의 접영킥 지도방식은 처음에는 킥판을 붙잡고 머리를 물속에 넣은 채 접영킥을 3번 차고 4번 찰 때 고개를 들고 호흡하는 방식이었다. 숙달되자 킥판을 놓고 처음에는 같은 방식으로 하다가 4번 찰 때 자유영처럼 오른팔 스트로크를 하며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호흡하는 방식을 지도했다. 2가지 방식 모두 발차기에 총력을 쏟다보니 숨이 꽤 차다. 발차기만 할 때는 팔동작과 함께 할 때보다 더 세게 차야하기 때문에 힘이 꽤 들어가서 레인 끝까지 가는 게 만만치가 않다. 강사는 강습생들이 어영부영 연습하는 꼴을 못보므로 더욱 힘들다.

사실 난 발차기가 그리 센 편이 아니다. 자유영도 발차기는 부드럽게 하면서 팔을 젓고 물잡기에 더 공을 들이는 편이다 보니 킥판 잡고 자유영 발차기만 하는 것도 여전히 꽤 힘들다. 그래서 개인연습시간에는 유튜브에서 봤던 입수킥과 출수킥 2번의 킥으로 연습한다. 입수킥에 들어가고 출수킥에 발로 뻥 차면서 두 팔로 물잡기만 하면서 상체를 대각선으로 나와 숨을 쉬는 방식인데 접영의 실제 킥 그대로 연습하는 것이다. 강사가 나에게 지도한 강한 킥 전문 연습이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어떤 방식이든 배워두면 다 도움이 된다.

2주 전 강사가 나더러 1번 레인에서 2번 레인으로 넘어가라고 했다. 하지만 평영에 대한 감을 못 잡던 시점이라 평영을 다 배우고 가겠다고 미루었다. 2번 레인이 나의 로망이었는데 말이다. 1번 레인에는 나보다 늦게 온 사람은 단 둘뿐이다. 그럼에도 10여 명의 1번 레인 강습생 중 강사가 매번 나에게 1번으로 출발하라고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건 바로 내가 타고난 수영 체질이어서가 아니라 연습량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평영을 다 배웠음에도 이제 나에게 1번 레인이든 2번 레인이든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같은 물이고 어디서든 나에게 맞는 연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영은 일단 하면 는다. 단, 조건이 있다. 강습을 받고 있다면 강습시간은 무조건 지키고 강습시간 이상으로 연습시간을 내어야 한다. 감염병이 아닌 이상 단순 근육통 같은 것으로 수영을 쉬지 않는 게 좋다. 잘 가르치는 수영유튜버들의 영상을 이것저것 보는 것도 꽤 도움이 된다. 강사뿐 아니라 같이 수영하는 사람들의 팁도 아주 유용하다. 저마다의 관점에서 파악한 영법에 대한 지혜를 배울 수 있으며 나에게 적용해 볼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다.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것처럼 들릴 때, 그 말들의 공통점을 찾으라. 그러면 의미는 명확해진다. 분명한 진리는 수영은 물속에서 보내는 시간만큼 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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