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조은영 Good Spirit
Nov 12. 2024
저기 한 사람이
등을 돌린 채 누워 있다
사지가 잘려나가고
몸통만 남은 채로
그럼에도 뜨거운 심장을
어쩌지 못하고
돌덩이가 되어
누워 있다
깊이 파인 흉터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들
시간이 지나면 상처는 아물어도
흉터는 남는다
그 흉터가 아프다면
치유된 게 아니다
아무리 작은 흉터라도
이젠 괜찮다고 느껴질 때
고통이 올라오지 않을 때
비로소 치유된 것이다
아직 고통받는
저 사람의 옆에
나란히 누워서
등을 쓰다듬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