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집에 있을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카드를 쥐켜주며 '만나서 카드결제'로 지혜로운 재난지원금 사용법을 알려주고 나섰다.
금요일이지만은 요즘같은 때에 사람이있겠어?
하며 예약따위는 생각도 안했는데방방이 구조인 참치집의 방자리는 벌써 만석이라고해서남아있
는 다찌에 자리를 잡았다.
원래 가려고 한 옆옆동네 2층에 단골 참치집은 어제 남펴니가(저 냥반은 늘 그렇듯이 유일하게 먹는 일에는 몹시도 치밀하다.) 1번의 학원 픽업길에 지나다보니 저녁 8시인데 불이 꺼져 있더라며 요새 영업을 안하는거 같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서 몇번 배달참치로 접한 옆동네 참치집으로 나선 길이다.
간만에 외부 술자리이기도 하고 하나씩하나씩 바로바로 썰어 올려 주는 꼬슙은 참치조각을 생 김에, 또 내가 좋아하는 묵은지에 살포시 싸 먹다보니 한잔, 두잔,한 병, 두 병... 소주병이 늘어갔다.
게다가 내주변 인물들 중에 가장 수시로돈이 없다고 볼때마다 꽁시랑거리며 투정을 하는 울형님네가 재난지원금을 못받는단다.
아놔, 있는 분들이 더 무섭다고, 그동안 상위10프로이신 분들이 그렇게 칼같은 뿐빠이 정신으로 집안의 경조사를 함께 똑같이 부담하자고하셨네, 그려.
그것이 억울하여 없는 형편인 나는 소주 한병을 더 자셔야겠다고 또 한병을 추가했다.
평소 둘이서 딱 소주 3병이 흡족한 정도의 주량인데 4병이 되는 날은 먼 사단이 나도 날낀데..싶은 걱정일랑 고이 접어두고나라에서 꽁으로 -절대 꽁일리는 없겠지만은- 주는 돈으로 마신 소주는 참 달았다.
토요일 AM7:35
이상하다. 이상하게 이상하다.
분명히 먼가 하나를 놓치고 온 기분에 눈을 번쩍 떴다.
우산? 아니 어제는 우산을 안 들고갔지.
가디건? 9월밤의 바깥날씨는 분명 쌀쌀할거라는 기대에 들고갔다가 짐만 되었던 내 가디건도 세탁바구니에 고이 들었고
세수를 안 했나? 거울을 들여다 보니 팅팅 붓기는 해도 간만에 꺼낸 마스카라는 야무지게 지워져 있었다.
편의점? 또 홀로 2차를 외치며 진상을 부렸나 싶어 집구석을 샅샅이 뒤져봐도 어디에도 빈 병, 빈 캔은 없고 2차의 흔적도 없다.
다 잘 챙겨왔고 집안도 평소와 다름없는 토요일 아침 분위기인데, 왜 나는 기억이 나지 않을까?
"북엇국 끼리주까?"하는 남펴니에게 어제 우리 어떻게 집에 왔어?하고 물어보면, 또 종일을 정신이 있네, 없네... 내없이 술먹고 돌아 댕길 때도 이카나... 하며 잔소리를 해댈 것이 분명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