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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매맘의 일상
라이킷
일상의 기록
by
이혜주
Oct 19. 2021
한가한 오전나절이다.
큰 아이가 가방을 사달래며
거금 29만원 짜리 가방
의
사진을
캡
쳐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엄마, 이거로 주문해 줘." 하고 카톡이
오
기 전까지.
흠... 나한테 가방을 맡겨 두었던가, 가방을 사라고
돈을
주
었던가, 하다 못해 오늘 먼 날인가? 잠시 생각했지만 아무 일도 없는 무신날이다.
아, 잠시 기억을 떠올려 보니 지난주 어느 날엔가 다음 주에 학교에서 코로나로 취소된 수학여행 대신에 당일로 어딘가를 간다고 가방을 뭘 들고 가지? 하긴
한
것 같다.
'아... 그거 였구나. '하며
'
아 놔, 이 아이는 학교서 공부는 안하고 먼 쇼핑질
이람.' 어이가 없어 하지만
또 보내준 카톡
사진을
열어서
유심히 본다.
취향도 차암 나랑 맞지 않으시다.
요즘 아이들은 참으로 예쁘고 발랄하던데, 그 발랄함을 너에게 기대를 하면 안되는 것이니? 이건 마치 새색시가 시집가기 전에 과하게 단정해 보이려고 준비한 신혼예물용 혼수가방 같은 것을 18세 소녀가 들이민다.
카톡메세지로
이
거니 저거니, 예쁘니 촌스럽니 한참을 실갱이를 하다
보니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해
야지, 한번 들고 치울거면 안 사줄 꺼라고 참으로 의미없는 다짐을 하며 급하게 지하철을 잡아 탔다.
마침, 언니가 시내에 어느 피부과에 홀로 쓸쓸히 대기중이라고 백화점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엄마인 내 말에는 신뢰가 1도 없지만 이모의 선택이라면 살짝 믿더워 하는 딸에게는 이모가 골랐다고 뻥을 쳐야 한다.
한일극장이 없어진 지가 10년이 넘었을텐데 우리는 아직도 한일극장이라 하면서 언니는
사
라져버린 한일극장 5층으로 올라오라
했
다.
한일극장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할일없이 멍때리고 있다보니ㅡ지하철 안에서는 참 할일이 없다. 바쁜 척하며 휴대폰을 보는 일말고는 딱히 집중할 것이 없는 지하철 안이다.ㅡ 갑자기
'
따루뚜따뚯~'하며 휴대폰 알림음이 울린다.
'머지? 낮설지만 언젠가는 들어 본 듯한 이 알림음은...?'하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보니 얼마전 작정을 하고 가입한 브런치에서 온 알림음이다.
그러고 보니 브런치를 가입하고 작가 신청을 하라하기에 흠... 작가는 아닌데 작가 신청
을
해도 되나? 하면서 내 정체성에 대해서 한동안 고민을 하다가
,
나름 주의사항도 야무지게 읽고
매뉴얼에 따라
서랍에다 혼자 써놓았던 글도 하나씩
하
나씩 발행이라는 것을 해보았는데,
종종 한번씩 요런 알림음과 함께
라이킷
이라는 메세지가 떴었던 것이 기억이 났다.
문득 할일없는 지하철 안에서 이 라이킷의 정체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처음 브런치라는 얘기는 들은 것은 작가지망생의 길을 가겠노라고 적잖이 10여년이 넘게 잘 하던 일을 그만 두고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다는 친구가 브런치에 글을 쓴다
했
다.
그때는 사실, 브런치를 먹으며 한가롭게 글을 쓰고 있다는 얘기로 알아 듣고 참 여유로운 인생이구나 싶었다.
마침
시간도 딱 브런치타이밍이었
고
.
전문가들께서 고심해서 만들어 내신 네이밍이겠지만 나는 한동안 헛갈려서 다른 곳으로 돌아가기를 거듭했다.
나는 왜 브런치가 브릿지로 받아들여졌는지, 한참을 브릿지를 찾았다.
어릴적에는 꽤나 영특하고 얼리어답터에 가까운 사람이었는데 어느새 신문물에 반응 속도가 더뎌지는 나이가 되었다.
아직도 제대로 적응이 되지 않는 이 글쓰기장에서 나는 최근에서야 가운데 줄넣기를 스스로 터득했고
또 사진을 첨부하는 방법을 익혔다. 그러고 나서
는
'역시, 내가 안 해서 그렇지, 시작하고 나면 습득력은 빠른 편이야~'하며 스스로를 우쭐해 했다.
그런 나에게 오늘의 미션은 라이킷이다.
아마도 내가 발행한 글을 클릭해서 읽은 누군가의 발자취, 흔적? 쯤 일거라고 무심코 짐작을 해 왔다.
라이킷이 뜰 때면 혼자서
'어뢋? 그래도 누군가가 클릭을 한다리~풉~'하며 싱겁게 속으로 웃었다.
그런데 딸의 아가씨용 가방을 사러 나서는 길에, 오랜만에 할일없이 앉아
있을 수 있는지하철에서
'혹시 이 라이킷이라는 녀석의 정체가 글을 읽고 고 아래 하트를 일부러 눌러야만 뜨는 녀석인가?' 하는 의구심이 불현듯 스쳐지나갔다.
어라, 이리저리 기웃갸웃 거려보니 정말 그런거 같은데, ㅡ 다시금 예전의 얼리어답터의 반응 속도로 의구심
을
가
지다 보니,
나도 짬짬이 브런치의 글들을 에법 읽었는데 왜 내 라이킷함은 비워져 있을까, 라는 합리적인 의심으로부터 시작해서 아랫쪽에 있는 줄이 들어간 마치 클립을 뒤집어 꼬아서 만든 모양의 하트를 발견했다.
먼 라이킷이랴? 했더만 이 녀석이 말 그대로
"like it"이었구나. 아하~ 이것을 눌러야 라이킷이 뜨는 거로구나. 그것, 참 재미지고 신기하구먼~
그러고 다시 주의깊게 살펴보니 신기한 기능들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눈치챘다.
먼저 글쓰기약속 알람부터 등록했다.
멘트는
의
문문의 형식을 빌려 나 자신에게 정중하고도 다정하게 권유하는 문장으로 작성했다.
"우리, 매주 1개씩은 써 볼까?" 라고.
정신의
속도를 가다듬어
다시금
얼리어답터의
자세로 신문물을 받아 들일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 누군가 나이는 숫자라 하지 않았던가.
"10라이킷을 돌파하셨습니다."라는 알림멘트를 여사로 흘려 보냈는데, 가만 보니 이 라이킷이 참으로 감사한
것
이었다.
누군가가 눈에 띄는 글을 그냥 클릭만 해서 읽어 볼 수는... 아니지 바쁠 때면 사실 급하게 눈으로 훑고는 그냥 바로 접어 버릴 수도 있음이 여사이건만은 굳이 아랫 쪽에 하트를 찾아 눌러 주고 갔음이야 말로 이 얼마나 따뜻하고 고운 분들 일 것이야.
그닥 아름답지도 유쾌하지도 않고, 현재까지는 대부분이 우울한 나의 세계에 고운 하트 하나를 살포시 놓아두고 가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그러고 또 다시 용기를 내어 주절주절 내 이야기를 찾아 나서야지.
지금껏의 정체도 모르고 받아온 모든 라이킷에 감사의 의미로다가 언젠가 보았던 무지개를 하나 살포시 놓고 가야겠다.
저 무지개를 처음 발견해서 알려 준 우리집에 사는 요정이가 -요즘은 사춘기가 살짝 와서 요정타이틀을 빼앗아뿌리까 고민중이지만은 아직까지는 요정으로 해두자.-
"엄마, 저기 무지개야." 하며 나를 불러서는
"무지개를 보면 소원빌어야 된대. 엄마 얼른 빌어~"하고 양보를 한 무지개 되시겠다.
그런 무지개에 나는 속으로
'엥? 무지개에 소원을 빈다고? 처음 듣는 소리인데...' 하고 의심을 하며 소원 빌기를
미
루어 두었다.
미루어 둔 내 소원 대신에 이 무지개가
누군가에게 이루고 싶은 소원 하나쯤을 꺼내서 돌아
볼 수 있는 고운 무지개가 되길 빌어
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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