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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랬어요.

오늘은 왠지 모르게 그런 것 같았어요.

by yu

오늘은 왠지 모르게 그런 것 같았어요.


그냥 느낌이 그랬어요.


딱히 이유나 그런 건 없어요.


오늘 그대의 표정이 그냥 그래 보였어요.


그대의 표정은 그랬던 적이 없는데 그냥 내 기분이 그런 걸까요?


결국 물어보지 못했어요.


오늘 그대의 표정이 왜 그랬는지, 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은 건지.


조그만 내 마음속에서 그대를 그렇게 만든 건지,

아님 정말 그대의 속이 헤집어져 있는 건지.


참을 수 없을 만큼 궁금해요.


하지만 별 말 안 할게요.


멀리서만 지켜보는 걸로 할게요.


그대는 나를 몰라요.


내 이름도, 얼굴은 뭐 스쳐가다 한 번쯤 봤을 수도 있어요.


근데 난 그대를 매일 이 버스에서 봐요.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버스를 타고 세 정거장 정도 가면 그대가 타요.


그대는 항상 무표정에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는 건지, 동영상을 보는 건지 알 수 없어요.


내가 그대를 매일 같은 시간에 관찰하는 이유는,

그대가 내 눈에 너무 잘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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