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색의 깃발을 내걸 수 있는 브런치 플랫폼을 나는 멋대로 브런치 광장 (아고라)이라 부른다.
광장엔 살면서 겪는 모든 일들이 어마무시한 작가들의 필력으로 소개된다. 세상일이 궁금하다
면 발행된 글을 만나면 된다.
반복되는 일상뿐인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 글을 쓴다는 건 나를 들키는 일이다. 그럼에도
웅크리고 있는 내면의 나를 들춰내는 작업을 하는 건 첫째는 " 나도 그런데 "와 같이 독자의 공감을
받고 싶은 것일 테고 둘째는 쌓여있는 것을 털어내고 싶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가슴 깊은 바닥에 깔
린 앙금을 들쑤셔 보면 그 욕구의 실체가 외로움이란 걸 알게 된다. 사실 세상에 나를 온전히 아는 사
람은 한 사람도 없다. 나 역시 어느 누구도 온전히 알지 못한다. 그러니 자신과 직면하는 글을 쓰는
게 아닐까?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브런치 문을 두드려 작가가 되었지만, 의욕과 달리 작품 활동은 많지 않았다.
그것은 나조차 만족하지 못하는 글을 선뜻 발행하기가 망설여져서인데, 아마도 작가라는 호칭에
걸맞은 진정한 나의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었을 것이다. 언젠가는 밀폐된 서랍 속에서 등판을 기다
리는 미숙한 문장들에게 가벼운 날개를 달아줄 것을 기대하며 오늘도 나는 쓴다.
평생 한 권의 책을 읽지 않아도, 한 문장의 글을 쓰지 않아도, 살아 가는데 전혀 지장은 없다. 그렇
다 해도 아래 인용한 '글'을 따라가 보면 우리가 왜 예술을 접해야 하는지는 알 수 있다.
"우리는 오로지 예술을 통해서만 우리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또 예술을 통해서만 우리가 보
고 있는 세계와는 다른 딴 사람의 세계를 알 수 있다. 예술이 없었다면 그 다른 세계의 풍경은 달나
라의 풍경만큼이나 영영 우리 세계에 알려지지 않은 채로 남아있을 것이다. 예술 덕분에 우리는 즉
자신의 세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증식하는 것을 보게 된다."
<질 들뢰즈 Gilles Deleuze> 철학자 『프루스트와 기호들 』
# 매거진으로 발행한 글에 일부를 첨가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