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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미안하다
느낌
by
김순호
Sep 11. 2024
그냥 미안하다 / 김순호
독립해 혼자 살고 있는 큰 딸에게 하루 전
미역국을
끓여주는
걸로 생일
축하를
대신하기로
하고 기다리는데 비번을 누르고 들어오는 딸애는 언뜻 봐도 내 모습을 하고 있어 당혹스럽다.
젊었을 때야 사람들이 엄마랑 꼭 닮았다 하면 그냥 그런가 보다 웃고 말았
던 것을 늙은 지금
의 나를 보는 딸의 느낌은 어떨까 싶어 남들이 엄마를 닮았다고 하면 난 민망해 얼른 말머리를
돌린다 나 역시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기에 어쩔 수 없지만 내심 내 탓인 거 같아 억울하기도 하고
한 편으론 마치 내가 창작해 물려주기라도 한 것처럼 미안한 것이다. 나라고 예쁘고 멋지게 낳기
싫었겠는가?
인간을 비롯해 세상의 모든 동식물 까지도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
종'은 없다 결함이 많은 만
큼 자식에게 무언가 상쇄될만한 조건이라도 물려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
는 부모라서 그저 미안하다. 넌지시 팔자라는 운명론으로 피해 갈 수밖에, 딸아 평범하고 가난한
내게 와줘서 고마웠고 특히 오늘은 무력한 내가 엄마여서 부끄럽고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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