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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maZ Sep 14. 2023

감탄할 것을 수시로 찾는 눈

그 눈이야 말로 보석이다.

내 수업 첫 에세이는 일상에서 접하는 예술, 그리고 그 예술이 어떻게 삶을 감탄시키는지를 찾아 적는 것이다. 고작 500자 적어내는 에세이지만 저마다 겪고 느끼는 일상의 예술은 정말 다양하다.  일상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예술이 무엇인지를 적어 내려 가는 학생도 있고 광범히 하게 온갖 리스트를 적어 내려 가는 이들도 있다. 평소 모르고 지나가던 것들에 다시 한번 눈길을 주고 그것에 대해 글을 쓰는 연습은 무심코 지나간 것에 감탄하며 감사로 이어지게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물건은 누군가에 의해 디자인이 되어 만들어졌거나 대자연이 품어서 만들어낸 것들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만들어진 과정을 조금이라도 알게 되면 그것의 기능뿐만 아니라 형태와 색감, 패턴과 텍스쳐에서 전해지는 감동이 있다. 물론 어른이 된 일상에선 그 감동을 찾기가 너무 힘들다.  어른의 삶은 작은 것에 감동하지 말고 큰 것에 감동을 해야 하니까 말이다.  어른이 되면 어깨를 무겁게 하는 현실 때문에 어린 시절 쉽게 느낀 감동은 멀찍이 거리를 두는 게 맞아 보인다.


하지만, 삶에 감사가 있으려면 감탄 할만한 것들 즉 크고 위대하고 거대한 것들이 아니라 작고 하찮고 보잘것없어도 감동을 주는 것들을 찾아야 한다. 나는 그것이 취미라고 생각한다. 나를 기쁘게 하고 감동하게 하는 것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 말이다.


산책

식물 키우기

바흐의 Brandenburg Concerto No. 3 in G Major

미술관

레몬향

라임 한 조각을 넣은 물

그 외에도 나의 감각에 기쁨을 전해주는 일들을 경험하고 글로 적어내려가면 감사가 절로 나온다.



얼마 전 애지중지 키우던 난이 귀엽게 발가락(?)을 쏙 내밀었다. 내밀어도 되는 자리인지 아닌지 간을 보는 것 같아서 웃었다. 이 얼마나 귀여운 제스처인가!


행복과 감사는 그냥 오지 않는다.

내가 두 눈 뜨고 온몸의 감각을 동원해 찾으려 애쓰고 찾으면 붙잡으려 애쓰고 붙잡으면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한다. 그런데 행복과 감사가 지금 이 순간 내 옆에 함께하는 것들에서 시작되어야 더 멀리 퍼져갈 수 있다.  작은 발가락을 쏙 내민 서양난이 내게 기쁨을 주고 감동을 주는 이유다.


오랜 시간 삶에 대한 감사도 감탄도 즐거움도 없었던 나다.

아니다. 삶을 저주했다.

 그런 내가 이제는 이런 작은 발가락 뿌리 하나에 실실 웃는 사람이 돼버린 건, 이제야 조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감이 좀 잡혔기 때문이다.

 

나는 매일 행복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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