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집중해다오
너무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여성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이 좋았다.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을 한 개도 놓치고 싶지 않아요!라는 눈빛으로 상대에게 집중한다. 이런 집중을 받아본 이들은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그 상대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함께 들이마시는 공기마저도 그 사랑의 향과 맛을 품고 있을 것이다.
함께 마시고 먹고 들이마시는 공기와 내뱉는 한숨 그리고 주고받는 모든 감정의 눈물과 웃음을 공유하게 되면 관계는 굳건해지고 사랑은 깊어진다.
이런 관계는 남녀 사이뿐만 아니라 인간이 맺는 수많은 관계에서 일어난다. 유독 끌리고 사랑스럽고 놓치고 싶지 않은 사이에서 이뤄진다. 우정이란 인간이 맺는 가장 아름다운 소통 아니겠는가. 가족과 친구가 함께 나누는 소통의 장에는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정이 흐르고 웃음과 눈물이 뒷배경의 음악처럼 들린다.
그 소통의 장에서 시간의 흐름을 감지할 수 없게 만드는 인연이 있다. 그런 인연은 (그게 이성이던 동성이던) 소중히 여겨야 한다. 나와 함께 웃어줄 수 있고 울어줄 수 있는 사람들, 나를 잘 알고 그들을 잘 아는 내가 지키고 소중히 여겨야 하는 소중한 추억과 시간들을 하찮게 여긴다면 우리에게 남는 건 소셜미디어의 한없이 가벼운 하트 클릭밖에 없을 것이다.
소중한 사람들을 가치 있게 여기고 내 곁에 두려고 하는 노력.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을 걸러내는 능력.
이 두 개를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은 성숙이다.
우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별로 상관도 없는 사람들의 맘에 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정작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무심하지 않는가? 전화기에 수백 명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다고 한들, 그림의 주인공처럼 내 이야기를 나를 봐줄 사람이 없다면 그 번호들은 지워도 아쉬움이 전혀 남지 않을 것이다.
누가 내 이야기를 이렇게 들어줄 수 있을지 고민할 때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는 내가 곁에 둬야 할 사람 아닐까? 동시에 이렇게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내가 된다면, 난 또 얼마나 소중한 인연을 얻겠는가.
At the Père Lathuille Restaurant Éduard Manet
페르 라튀유 식장에서 에듀아드 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