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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maZ May 30. 2023

순수함을 잃었을 때

이 글을 꼭 다시 꺼내보렴. 

너의 눈은 마치 아름다움을 찾는 레이더 같아. 

나뭇잎을 마치 보석을 찾은 듯 봉투에 담기도 하고, 봄에 막 핀 꽃의 향과 색에 감탄을 하고, 둥그런 조개껍질에도 깨진 유리 조각의 반짝임에도 하얀 눈의 눈꽃에도 물에 퍼지는 잉크 한 방울의 움직임에도 놀라움과 경이로움이 담긴 감탄사를 내뱉곤 하지. 


엄마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던 것들이 어쩜 너의 눈에만 보석처럼 보였을까?

너에게 있는 그 설렘이 왜 엄마에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까? 


아이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는 순간이었어.  

작은 것에서도 별거 아닌 것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  

일상에서 그 아름다움은 작은 기쁨이 되어 하루를 채우지. 

그런 너를 보면 엄마는 또 배운다. 


기쁨이 채워진 하루는 너에게 아름다움을 찾게 하고 아름다움은 기쁨이 되어 너의 하루를 채우는 것으로 반복되다 보면 어느새 인생은 기쁨과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겠지.  그래서 예수님도 천국은 어린아이와 같은 자들의 것이라고 하신 것 같아.  


어른이 되면 대부분의 설렘은 숫자가 돼버린단다. 

통장안의 잔고, 

집의 평수,

월금과 연봉, 

명품가방의 개수처럼 말이야. 


설렘이 숫자가 되어버리는 순간, 꽃의 아름다움은 의미가 없어진단다. 


그래서, 엄마도 너처럼 숫자 말고 다른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으려 해. 

그건, 네가 날 많이 도와줘야 해. 


왜냐면, 오직 너만 지닌 거대한 능력이니까. 

그리고, 네가 나이를 먹으면, 그래서 네가 찾던 아름다운 보석이 숫자로 대체될 것 같으면, 꼭 다시 이 글을 꺼내봐 줘. 


순수함을 지킨다는 건 생각보다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또 꼭 지켜야 하는 소중한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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