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 내가 애인대행 업체를 운영하는 이유

(feat. 쏠메이트)

by 쏠메이트

나는 꽤 오랜 기간 애인대행 업체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대표다.


애인대행이면 이상한 거 아니냐고?

애인대행 이꼬르 성매매라는 제발 구 시대적인 촌스러운 발상은 적어도 2024년에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현재는 일본의 렌탈여친 서비스처럼 한국에도 건전하고 합법적인 업체들이 몇군데 생겨났지만,

당시에는 건전하고 합법적인 애인대행 업체는 한국에서 처음이였다.

수년 전에 나는 정말 운이 좋게 쏠메이트를 처음 설립한 남자 대표님께 인수 받았다.


초반에는 합법적이고 건전적인 업체라 할 지라도 아무래도 애인대행 업체를 운영하다 보니 남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다양한 이슈들이 정말 많이 있었다. 나를 지켜보던 주변사람들이 나에게 묻는다.


너가 받는 스트레스에 비해 이게 돈이 돼?


처음 몇 년간은 전혀 아니었다.

마케팅이나 홈페이지 운영/유지 비용은 매달 지출되는데 특히나 코로나 시국에는 만남 자체를 통제하던 시기라 더 심했다. 다행히 나는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수입으로 적자를 메꾸며 운영을 유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운영했던 이유는,


이 업... 생각보다 보람이 많이 크기 때문이다.

과거,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내 장점은 뭘까? 뭘 잘할까? 나는 손재주도 없고, 잘하는 운동도, 악기도, 머리가 특출하게 좋지도, 언어에 능통하지도, 외모가 빼어나지도, 유연하지도 않고, 끈기도 없는 성격이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에게 한 가지라도 꼭 잘하는 걸 넣어서 창조해 주신다는데, 나는 왜 하나도 없는 걸까? 아니야, 분명히 하나는 있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나를 오랫동안 봐온 지인에게 해답을 들었다.

"너는 선한 영향력이 있고, 네가 경험한 수많은 것들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을 공감하고 치유해주는 능력이 있어"라고.

바로 그때 수년 동안 괴롭혔던 궁금증이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너 T발 C야?"라는 말은 전혀 해당 사항이 없는 내 성격은 대문자 F, ENFP 그 자체였다. 길에 있는 비둘기에도 공감하는 감성이랄까.


무튼, 나의 이런 성향은 다양한 사연과 상황에서 대행 의뢰가 들어왔을 때, "왜 이런 대행을 신청하지?"라는 생각 자체가 들지 않는다. 어떻게하면 의뢰인이 원하는 방향, 또는 그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결과를 도출할까. 라는 생각이 우선적으로 들어서 내 일처럼 상황에 빠져들고 여러가지 기획안을 의뢰인과 상의한다. 그리고 대행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을 때 의뢰인과 함께 너무 기뻐하고 뿌듯해한다.


"데이트 만남을 통해 자존감이 회복되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바람핀 전여친에게 통쾌한 복수를 했습니다. 오늘은 다리 뻗고 자겠어요.", "대행 의뢰한건데, 심리상담도 같이 받고 고민이 해결된 기분이에요."


내가 어디서 이렇게 많은 감사의 인사를 들어볼 수 있을까?

나의 ENFP 성향은 이 업에 찰떡이었고, 성공적으로 끝나거나, 고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받으면 그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요즘 같은 자본주의 시대에 돈 벌면서 내 성향에 맞는 일을 할 수 있고, 그 일을 통해 보람까지 느끼는 일을 한다는 건 엄청난 행운아닐까 싶다.


이렇게 내 이야기를 번외편으로 공유해봤는데 앞으로도 종종 글로 공유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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