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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Soon Feb 08. 2023

#6. 영어 잘하는 아이로 키운 방법

: 세 개의 톱니바퀴를 굴려요.


❚ 영어맘들의 고민

우리나라에서 영어는 수 많은 관문을 통과하는 데 아주 중요한 도구이다. 대한민국 엄마들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준비를 미리미리 잘 해서 그 인생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을 잘 통과해서 좋은 대학교, 좋은 직장을 자녀가 잡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들을 준비시켜야 한단 말인가?     


수능 시험에 고득점을 얻는 것이 모든 학부모들의 바램이다. 수능 영어가 요구하는 능력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능력을 키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결국 그 답은 문해력이고 그 밑바탕에는 어휘력과 문장 파악 능력도 갖추어져야 한다.      


그럼 이것을 키우기 위해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 우리 아들은  영어라는 도구를 어느 정도 잘 장착한 편이다. 중2이지만 이미 수능 영어 1등급의 성적이 나오는 우리 아들이 거쳐온 과정을 찬찬히 되돌이켜봤다. 우리 아들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뭘 했더라?      


비록 초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미국 생활을 5년간 하고 왔지만 그 물리적 공간이 아들의 영어 능력을 저절로 키워준 것은 절대 아니다. 몇 십년 미국 생활을 하고 있는 교포들 가운데에도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비록 미국이라는 공간이 영어를 습득하는 데 많은 잇점을 가져다 준 건 사실이지만, 그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저절로 영어 문해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아들이 미국 현지에서 거친 일련의 과정에서 영어 문해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한 열쇠를 찾을 수 있었다.      


아들이 미국 현지에서 그리고 귀국 후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다음 세 가지 루트에서 꾸준히 향상시켜왔다. 영어 문해력을 위해 아들이 받아온 학습 경험을 좀 더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다.     



1. 포멀 러닝(formal learning)

아들을 포함한 미국 현지 아이들도 매주 새단어 시험을 쳤다. 아카데믹한 어휘를 익히기 위해 매주 단어와 예문 공부를 하고 매주 단어 시험을 쳤다. 그리고 교과서를 읽고 문제를 풀고 쓰기 숙제를 많이 했다. 예를 들어 미국 역사에 대한 교과서 내용을 읽고 북리포트 같은 걸 쓴다. 그리고 역사 프로젝트로 역사적 인물을 한 명씩 배정 받아서 그 인물이 되어서 자기 소개를 한 적이 있었다. 결국 원어민이라 하더라도 영어로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를 모두 키우는 교육 방식을 학교에서 실시했다. 아들도 그런 교육을 5년간 받았다.        

미국 아이들이라고 해서 아카데믹한 글을 저절로 잘 이해하고 소화하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수능 국어가 힘들 듯이 그들에게도 리딩 과목은 힘든 것이 었다. 학교에서는 그런 어휘 공부를 시키고 읽기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켰다. 아들은 영어를 익히기 위해 체계적이고 목표 지향적이고 계획적인 포멀 러닝(formal learning)을 쭉 받아온 것이다.         

“Formal education corresponds to a systematic, organized education model, structured and administered according to a given set of laws and norms, presenting a rather rigid curriculum as regards objectives, content, and methodology.”(Dib, 1988. p. 1)     


포멀 러닝은 체계적이고 정리된 교육 모델이다. 구조화 되고 교육법과 규범에 따라 관리되며 교육 목표, 교육 내용, 교육 방법에 관해 엄격한 교육과정이다.      



2. 인포멀 러닝(informal learning)

학교 정규 수업 이외에도 아들은 평소 읽고 싶은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아들이 다니던 사립초등학교에는 책을 많이 읽은 학생에게 상을 주는 독서 올림피아드도 있었다. 아들은 학교 공부 외에도 책 읽기를 좋아했기에 그 학년에서 유일한 외국인이었지만, 독서 올림피아드에서 3위를 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초등 1학년을 다닐때에도 아들은 독서 통장이 전교생 중에 제일 많아서 다독상을 받은 적이 있었다. 우리 말 책이든 영어책이든 많은 독서량이 있었기 때문에 2023학년도 수능 영어를 풀려 봤을 때 97점이 나온 것이었다. 결국 인포멀 러닝(informal learning), 즉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계획을 세울 수는 없지만 배움이 일어나는 일련의 활동은 포멀 러닝 만큼이나 배움에 중요하다.      


중학생인 아들은 요즘 자신의 관심사인 NBA농구, NBA 스포츠 채널, 세계 역사 관련 책이며 동영상을 꾸준히 시청하며 계속 영어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들어 ‘Guns, Germs, And Steel’(총, 균, 쇠)를 읽기 시작했다. 나라별 부의 불평등이 왜 생기는 걸까에 관심을 갖던 아들에게 남편이 사 준 책이다. 부모가 읽어라고 하면 늘 읽기 싫어하는 사춘기 심리가 발동했던지, 처음에는 시큰둥했다. 저녁 식사에서 한번 씩 대화를 나누고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관심이 생겼던지 어느 날 관련 동영상을 보기 시작하고는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모양이다. 물론 몰입해서 하루 만에 다 읽지는 않는다. 핸드폰 게임을 즐기는 나이라 영 심심하면 그 책을 집어다가 읽는 정도이니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Informal education does not necessarily include the objectives and subjects usually encompassed by the traditional curricula. There generally being no control over the performed activities.” (Dib, 1988. p. 6)      

인포멀 러닝은 목표를 반드시 포함한다고 볼 수는 없고 전통적 교육과정에 보통 포함되지 않는 과목들이다. 예를 들어 박물관 탐방, 라디오 청취, 교육 방송 시청, 다양한 주제에 관한 독서, 강연 참석과 같은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3. 넌포멀 러닝(non-formal learning)

미국에 사는 동안 집에서 따로 영어 공부를 시킨 적은 없다. 유학 초기에도 아들은 혼자서 자기 수준에 맞는 영어 책을 엄청 읽어댔기 때문에 따로 내가 더 해줄 게 없었다. 하지만 귀국 후 우리나라 학교의 영어 수업이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기에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었다. 집에서 따로 영어 공부를 시켜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아들의 영어 능력의 유지 및 향상을 위해 집에서 엄마표 영어를 가동시켰어야 했다. 그래서 내 나름의 교재를 선택해서 꾸준히 실시했다. 주로 미국 현지 학교에서 사용하던 영어 독해책을 구입해서 집에서 매일 일정량을 풀고 나에게 영어로 요약해서 말하기 방식을 사용했다.      


Non-formal learning: “Educative processes endowed with flexible curricula and methodology, capable of adapting to the needs and interests of students, for which time is not a pre-established factor but is contingent upon the student’s work pace, certainly do not correspond to those comprised by formal education.” (Dib, 1988. p. 6)     

넌포멀 러닝: 학습자의 필요와 관심, 학습 속도에 따라 교육과정, 교육 방법 등에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있기에 포멀 러닝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넌포멀 러닝이 많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온라인 강의를 듣고 스스로 공부 계획을 세우고 각자의 학습 역량에 따라 학습 진도를 조절해나가는 공부가 넌포멀 러닝의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


❚ 영어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

결국 영어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세 가지 타입의 교육이 다 상호보완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포멀 러닝(formal learning), 인포멀러닝(informal learning), 넌포멀러닝(non-formal learning)이 밑바탕이 되어야 문해력이 제대로 발달할 수 있다. 영어는 사회나 과학과 같은 내용 교과가 아닌 스킬을 연마하는 과목이다. 그래서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만 가지고 그 스킬을 갖출 수는 없다. 학교 체육시간에 농구 슛을 배운 후  각자 열심히 슛연습을 수십 번 해야 하듯이 영어 역시 각자 스킬을 다지기 위한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머릿 속 배경지식과 다양한 경험은 글 읽기에 필수 자산이다.      


결국 학교 영어(포멀 러닝:formal learning)만으로 부족하다.


우리아이 영어는 영어 학원(넌포멀 러닝:non-formal learning)만 보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영어책(인포멀 러닝: informal learning)은 아주 결정적이고 중요하다.     


하지만 초, 중, 고 결이 참으로 다른 우리나라 영어 교육 현실에서 아이의 영어 자존감과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학교 급별로 보완/보충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특히 초등/중학생일 경우, 학원만이 유일한 넌포멀 러닝의 기관으로 두게 해서는 안된다. 부모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자녀의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서 적극적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조력해줘야 한다. 아직 혼자 공부하는 방법을 모르는 자녀일 경우 그것이 혼자 하는 영어 독해문제집이든, 영어 영상 시청이든 부모들의 코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이가 어느 학년이든 포멀 러닝, 인포멀 러닝, 넌포멀러닝이 서로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왕이면 읽기만 강조하는 수능 영어를 목표로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근시안적 영어 교육을 벗어나서 4가지 스킬(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을 모두 균형있게 발달 시키려는 목표를 세워야 진정으로 영어 잘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학교급별 보다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영어 동화책을 많이 읽는다고 중학교, 고등학교 영어 시험을 다 잘 치는 것은 아니다.

수능 영어 고득점자가 영어 의사소통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미국에서 살았다고 해서 말하는 영어든 수능 영어 든 저절로 다 잘 하는것도 아니다.

국내에서도 충분히 의사소통 영어와 수능 영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우리는 4가지 스킬을 모두 균형있게 발달시키고 수능 영어도 잘 보게 하는 그 묘안을 찾고자 한다. 물론 세상에 마법과 같은 공부 방법은 없다. 하지만 꾸준히 한다는 전제 하에 적어도 보다 좋은 공부 방법은 존재한다.      


다음 글에서는 4가지 스킬을 모두 균형있게 발달시키고 수능 영어도 잘 보게 하는 그 묘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합니다.      


참고 문헌:

Dib, C. Z. (1988, October). Formal, non‐formal and informal education: concepts/applicability. In AIP conference proceedings (Vol. 173, No. 1, pp. 300-315). American Institute of Phys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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