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 잘 할 사람은 따로 있을까?
❚영어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배우는 걸까?
언어는 아주 복잡한 시스템이다.
직선형이 아니다. 즉, 선후관계의 시퀀스로 이뤄지지 않는다.
복잡하고 다이나믹하다. 즉, 복잡하고 내부에서 역동적인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언어 발달과정은 개인마다 다르고 아주 역동적이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우리는 영어라는 아주 복잡하고 역동적인 시스템을 각자 다양한 과정을 거쳐 학습한다.
De Bot & Verspoor(2007)는 자신의 연구 논문에서 외국어 학습과정을 동적 시스템 이론(Dynamic Systems Theory, DST)으로 설명했다.
“language can be seen as a complex dynamic system and language development is a nonlinear, chaotic, and highly individual process that cannot adequately be described from a static point of view”(p.1).
[언어는 복잡하고 역동적인 시스템이다. 언어 발달은 직선형이 아니고, 혼란스럽고, 고도로 개인적인 과정이다. 정적인 관점으로는 제대로 묘사되기 힘든 그런 과정이다]
❚영어를 잘 배우는 사람은 출발선부터 다를까?
전 세계 언어학자들의 수십 년간 연구는 아래와 같은 다양한 연구결과들을 발표했다.
나이가 어릴수록 외국어 습득이 빠르다.
애매함에 대한 인내심이 있어야 외국어 학습이 유리하다.
암기 및 자기관리능력이 중요한 학습 전략이다.
모국어 의사소통능력이 좋은 사람이 외국어 습득도 유리하다.
외국어 학습에 적성이 있으면 더 잘 배우게 되어 있다.
좋은 교육을 받으면 더 잘 배우게 된다.
등등...
하지만, 위의 조건들을 다 갖추더라도 외국어 학습에 실패하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위의 조건을 거의 가지지 않더라도 외국어 학습에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그 현상에 대해 많은 언어학자들도 의아해 하며 더 많은 연구들을 해왔다. 그리고 한 가지 사실에 모두 의견을 모았다.
외국어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상당히 다양하고 그 요소들 간에도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사람마다 각기 다른 양상의 과정을 거쳐서 외국어를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영어를 잘 배우는 사람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것
사람들마다 개별적이고 다양한 과정을 거치며 외국어를 배움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잘 배우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외국어 학습 동기 (L2 Motivation)이다. 이 외국어 학습 동기는 외국어 학습 과정의 어느 순간이든 불쑥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외국어 학습의 성공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어떤 학습방법도 다 평정해버리는 강력한 힘
미국 유학시절동안 내가 다니던 미국 주립대학교 아시아 학부에서 3년간 한국어 학점 강의를 했다. 다양한 나라 출신의 유학생과 미국 현지 대학생들에게 한국어를 3년간 가르치면서, 그들이 어려운 한국어를 취미로 배우는 게 아니라 학점을 따면서까지 왜 배우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어떠한 교육 방법으로 배우기를 희망하는 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그 학교 학부생 150명에게 설문을 하여 그들의 학습동기와 선호하는 학습방법에 대한 연구를 했고 그것을 박사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아주 놀라웠다. 외국어 학습 동기가 높은 학생들은 어떤 방법으로 가르치던지 다 열심히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반대로 학습 동기가 낮은 학생들은 어떠한 방법을 해도 성공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세계 언어학자들의 외국어 학습동기에 관한 설명
캐나다 언어학자인 로버트 가드너(Robert Gardner, 1985, 2001)은 외국어 학습 동기이론(L2 Motivation Theory)을 내놓았다. 사람들은 자신이 배우는 외국어의 문화에 가까워지려는 마음이 강하거나(Integrativeness), 그 외국어를 잘 할 경우 가지게 되는 직업 및 학업적 메리트를 위해(Instrumentality), 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나 커뮤너티가 마음에 들 때(Attitude towards L2 speakers/community), 그 외국어를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외국어로 영어를 배우는 환경일 경우, 영어를 쓰는 문화에 가까워지려거나 영어를 쓰는 커뮤너티와 교류하려는 이유로 영어를 배우는 일은 지극히 드물다. 그런 점에서 위의 학설을 일반화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
헝가리출신 언어학자 졸탄 도네이 (Zoltan Dornyei, 2009)는 외국어 학습 동기적 자아 시스템(L2 Motivational Self System)으로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의 동기를 설명했다. 자신이 되고자 하는 모습(Ideal L2 Self)과 반드시 되어야 하는 모습(Ought-to Self)을 구체적으로 그려보고 자신에게 적합한 언어 학습 경험 (L2 Learning Experience)을 가지게 되면 사람들은 외국어 학습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려는 마음이 생긴다고 했다. 이것은 최근 자기 계발 분야에 유행하는 자기 암시와 비슷한 개념이고, 이것은 외국어 학습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어를 잘 해서 외국 여행을 자유롭게 다니고, 우수한 영어실력으로 높은 연봉을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영어를 잘 하지 못 하면 대학교 진학에 치명적이고 부모님께 실망을 줄텐데, 어떻게든 그런 일이 안 일어나게 해야겠다.
나한테 맞는 영어공부법을 익히고, 작더라도 성공경험을 얻어야겠다.
이런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사람은 어떻게든 영어 학습에 성공을 거둔다는 뜻이다.
❚내안의 잠재된 영어공부의 씨앗
영포자가 미국대학교 박사학위 소지 영어 교사가 되기까지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뿐아리나 세계적인 언어학자들의 학설에서 나타나는 외국어 학습의 성공요인은 다음의 몇 가지 것으로 함축된다.
영어를 못하게 되면 감당해야할 현실적인 문제들---> 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영어공부하자.
영어를 잘하게 되면 누리게 될 외적 보상들 ----> 구체적으로 그려보자.
영어를 잘하게 되면 누리게 될 내적 보상들 ----> 자존감, 행복감, 넓어지는 시야, 문화체험
매일의 영어 공부에서 작은 즐거움 찾기 ----> 작은 즐거움, 작은 성공경험의 복리 효과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한 선순환 시작 ----> 내안의 여러 요소들 (언어적, 심리적, 사회적 능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
평생 영어 공부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외국어 학습의 과정에서 작은 긍정적인 힘을 찾고 이것을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도록 그 씨앗을 잘 키워야 한다.
그리고 그 긍정적인 힘은 타고난 게 아니라, 일상의 매일 어느 순간이든 나타날 수 있다.
그 작은 씨앗은 언젠간 큰 나무로 무럭무럭 커나가 있을 것이다.
이제 설레는 마음으로 우연히 발견될 나의 선순환의 씨앗을 발견하러 가보자.
참고문헌:
De Bot, K., Lowie, W., & Verspoor, M. (2007). A dynamic systems theory approach to second language acquisition. Bilingualism: Language and cognition, 10(1), 7-21.
Dörnyei, Z. (2010). Researching motivation: From integrativeness to the ideal L2 self. Introducing applied linguistics: Concepts and skills, 3(5), 74-83.
Gardner, R. C. (2001). Language learning motivation: The student, the teacher, and the researcher. Texas papers in foreign language education, 6(1), 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