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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 what Dec 01. 2024

노후생활 상상해보기

나는 자연인이다?

아직은 조금 이른감이 있지만, 자녀가 출가한 이후의 노후생활에 대해 한 번씩 생각해 보곤 합니다.

당분간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향후 직장생활 이후의 다음 단계에 대한 준비를 병행해 나가고, 그 준비가 완료되면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음 단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입니다.


초기에는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부침이 있겠지만 이내 자리를 잡고 안정화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여 내가 굳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아도 모든 일이 자동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입니다.


그럼 저는 그 시간을 온전히 저와 저의 가족을 위한 시간에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아지고, 그러면서 그동안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함을 갖고 있던 시간들에 대해 만회라도 하듯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겁니다.


그리고 가족만큼 중요한 나 자신에게도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주고자 합니다.

바쁘다, 시간이 없다 라는 핑계로 제대로 하지 못했던 혼자만의 여행도 하면서 나 자신의 내면을 충전하고 마음도 다잡아 볼 겁니다.


가끔 MBN에서 방송중인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을 보는데, 그들처럼 외딴 산속에서 세상과 동떨어져 사는 것은 왠지 너무 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인처럼 살지만 도시 근교에서 살면서 필요하면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 좋습니다.


거의 평생을 아파트라는 갇힌 공간에서 살아왔으니 노후에는 한 번쯤 주택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마당도 있고, 텃밭도 있고, 주변에 쉽게 갈 수 있는 산도 있는 그런 곳으로 말입니다.


봄이 되면 꽃이 만발하여 새로운 계절이 시작됨을 알려주고, 여름이면 매미소리로, 그리고 가을이면 억새와 고추잠자리로 결실의 계절이 왔음을 알 수 있으며, 겨울에는 매서운 바람소리로 한겨울이 시작됨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파트에서는 소음때문에 키우기 힘들었던 애완동물도 키우면서 가끔 집 주변을 산책하는 재미도 느껴봤으면 합니다.

산책하는 길에 동네 주민들을 만나 인사하며 이런저런 안부를 묻는 것도 좋겠네요.


도시와는 달리 시골에서는 아직까지 서로 왕래도 하면 대소사도 함께 하는 편이니, 마을의 대소사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입니다.

때론 아무런 일이 없어도 그냥 만나 삼겹살을 구우면서 소주 한 잔 하는 것도 좋겠네요.


가끔 도시에 사는 자녀나 가족, 또는 지인이 놀러를 온다면 기꺼이 환영할 생각입니다.

도시에서는 맛보지 못한 시골생활의 낭만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익숙하지는 않겠지만 분명 그들의 마음속에도 인상깊게 남으리라 생각됩니다.


친인척이나 지인들의 대소사가 있어 도시에 나가는 일이 가끔 있겠지만, 시골생활에 익숙해진다면 도시의 번잡함이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때마다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제가 생을 마감할 때쯤이면 아마도 땅이 부족해 묘지나 납골당으로 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냥 화장(葬)을 하고 절이나 암자에 유골을 안치하여 가끔 자손들이 방문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요?


은퇴후에 시골에서 마음 편히 살다 생을 마감한다면 후회없이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기분좋게 이 생을 마감한다면 남아있는 자녀도 조금 홀가분하지 않을까요?

이 일로 우울해하지 않고 부디 그러길 기원해 봅니다.


순식간에 지금으로부터 약 30~40년후로 시간여행을 다녀왔네요.

마치 체면에 걸린 것처럼 저의 미래를 잠시나마 보고 온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제가 그리는 이 미래가 현실로 이루어지길 노력하는 일만 이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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