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수영과 인생

by 운틴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생존 수영 강습을 다녀왔다. 운이 좋아 청각장애가 있음에도 생존 수영 수업이라는 매우 중요한 수업을 수강하게 되었다. 이번 수업은 구명조끼를 입고 하는 수업이어서 물에 대한 부담이 덜했다.


구명조끼를 입고 물에 들어가면 가만히 서있어도 몸이 붕붕 뜬다. 그래서 물은 거의 먹지 않았다. 그런데 물에 뜬다는 믿음이 없으면 허우적거리다가 물을 먹게 된다. 발이 수영장 바닥에 닿지 않는 사람은 몸이 뜨게 되니 바로 서 있기에는 중심을 잡기 어려워 보였다.

구명조끼를 입기 전에 다 같이 준비 체조를 한 뒤에 저번처럼 손으로 물을 저으며 맞은편 끝까지 걸어갔다가 왔다. 선생님은 나에게 물을 힘껏 저으라고 하셨다. 뒤에 사람들이 따라오는 게 신경이 쓰여서 무조건 빨리 가려고만 했지 팔로 물을 힘껏 헤쳐야 한다는 생각은 못했다. 팔을 힘껏 저으니 열심히 하는 기분이 들어서 뿌듯했다.

구명조끼를 입고 물 위에 누워서 발차기를 하며 왕복했다. 배영을 전에 배운 적이 있어서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로 물 위에 눕는 건 쉬운 일이었다. 멈추려고 일어설 때 고개를 물속에 넣듯이 숙이고 허리를 굽히며 몸을 반으로 접어서 서라고 선생님이 알려주셨다.

내가 못 하는 건 잘 안 보이고 다른 사람의 결점은 잘 보이는 게 사람의 눈이라 물에 누울 때 안 누우려고 목에 빳빳이 힘을 주며 배영을 하는 사람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 물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기가 어렵다는 걸 알았다. 물이 나를 밀어내어 뜨게 한다는 사실을 믿고 머리를 내려놔야 할 텐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 두려움에 힘을 주면 줄수록 몸은 점점 가라앉는다. 자전거를 배울 때처럼 몸에 힘을 빼고 바퀴만 구르면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간다는 걸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믿기 어렵다. 물에서도 긴장을 풀고 죽은 듯이 누우면 몸이 뜨지만 그걸 확실히 경험하기 전에는 몸에 힘을 빼기 힘들다.

물에 누워 발차기를 한 후 팔로 젓는 법을 배웠는데 손바닥으로 배의 양 옆을 쓸어 올린 후 팔을 대각선으로 올렸다가 양 옆으로 내리면서 물을 저으면 된다. 이번에도 선생님이 천천히 하되 힘껏 팔로 물을 저으라고 하셨다. 그동안 나는 무언가를 열심히 하려고 서두르다 보니 빠르게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다. 그러다 보니 매사가 허둥댔고 늘 바쁜 사람처럼 보였지만 마음은 불편했다. 팔을 천천히 힘껏 저으니 우아하게 앞으로 나아갔고 힘은 더 들어가서 빠른 속도로 전진할 수 있었다. 생존 수영을 배우며 인생도 느긋하게 있는 힘껏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가라앉는 배에서 뛰어내리는 법을 배웠는데 코와 입을 틀어막고 다리를 붙인 채 뛰어내려야 했다. 코와 입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한 손으로 막고 다른 한쪽 손으로 코를 막은 팔이 흔들리지 않게 붙잡아주어야 한다. 뛰어내리면서 허벅지를 붙이는 걸 잊어버려 벌어진 한쪽 다리가 물바닥에 닿아 엄청 아팠다. 설명을 여러 개 한꺼번에 들으면 잠깐 사이에 하나는 잊어버린다.

두 번째 수업을 마치고 보니 생존 수영법은 모두가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이었다. 위기 대응 훈련으로 국민 모두가 평생 한 번쯤은 수강할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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