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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글 Nov 21. 2021

식용견은 없어요

황구 이야기

개 식용 종식을 위해
밝게 빛나는 샛별이 되렴
너무 서럽게 가서
위로조차 감히 할 수 없는 황구야

그래도 멀리서 엄마가
널 위해 기도하고
널 찾아 헤매었고
널 위해 통곡했음을 기억해주렴

이번 생에 같이 못한 시간을
무지개다리 건너갈 때는 함께 하길
처음 본 순간부터 마지막 너의 소식까지
매 순간 사랑했던 엄마를 알아보고
마중 나와 주겠니?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너와 같은 참혹한 죽음을
다시는 허용하지 않는 땅을
만들어 내는 그날까지
너는 밝고 가장 먼저 뜨는 샛별이 되어
어두운 새벽을 몰아내어 주렴

저는 음식이 아니에요
저는 친구를 위해 양보하고 희생하고
사랑할 줄 아는 생명입니다
저를 제 친구들을  
잡아먹지 말아 주세요
바라보는 그 선한 눈망울에
사랑만 담으면 안 될까요?

우리 친구가 되면
정녕 안 되는 걸까요.
세상에 둘도 없는
인연으로 남아
서로에게 따뜻한 어깨가 되어주는
그런 존재

저는 안 되는 건가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황구를 잊지 말아 주세요. 올무에 살이 썩어 들어가는 친구 백구를 챙기다 백구만 구조되고 황구는 구조가 실패하고 미뤄지는 동안 개백정에게 잡혀 비참하게 도살되었습니다...

만약 구조되어 입양되었더라면 함께
미국 워싱턴 디씨의 공원에서 행복하게 뛰어놀았을 백구와 황구를 그려 보았습니다.
그림에서라도 둘이 해후하여 행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개식용이 근절되지 않는다면 친구를 위해 밥을 양보하는 그런 사람보다 나은 아이들이 비참하게 도살되고 잡아먹히는 비극이 계속될 거예요.
제발 세계 몇 안되는 개식용국가에서 벗어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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