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하진 않아도 있어줘서 고마워
처음에는 실업급여라고 하니 받기도 싫었지만, 지금은 실업급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사람이 참 간사하지.. 캐나다는 EI라고 해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얼마나 일했는지, 연봉이 얼마였는지에 따라서 받을 수 있는 실업급여가 달라진다. 나는 풀타임으로 2달 정도로 일했고, 연봉은 신입사원이 받는 것보다는 조금 높게 받았었다. 캐나다 실업급여는 일주일에 최대 $650, 한화로 약 65만 원을 받을 수 있고, 한 달로 하면 2600불 정도, 한화로는 260만 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최대).
실업급여를 신청하면 나의 모든 것을 고려해 심사를 하고, 심사를 하고 난 후에 약 한 달 정도 뒤에 돈을 입금해 준다. 최대 6개월까지 받을 수 있고, 6개월 안에 직장을 구하면 자동으로 끊긴다. 2주에 한 번씩 2 주급으로 돈을 주고, 나는 감사하게도 87만 원씩(일주일에 약 43만 원), 약 170만 원 정도를 받고 있다.
사실 170만 원으로는 캐나다의 살인적인 물가를 감당하기는 힘들지만, 이거라도 없었더라면 하는 생각에 아찔하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아르바이트 면접을 봐도 실업급여가 있는데 굳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보다 집중해서 풀타임(정규직)을 구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집중해서 풀타임을 구한다고 해서 구해지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이제 한 달치를 받았기에 남은 5개월 동안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물론 그 안에 당연히 구해지겠지만(구해져야 해, 구해지겠지?), 내가 모아두었던 돈을 쓰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그냥 지금 당장이라도 일하고 싶다. '한국에서 언니가 오기 전까지 일을 구하면 어떻게 되나, 그러면 일이 꼬이겠는데', 와 같은 나의 상상은 그냥 망상일 뿐이었다. 지금 1차 면접을 보더라도 3차까지 있는 곳이라면 2월 말에 입사할게 분명하니.
모든 게 느린 나라지만 왜 내가 이 나라에 계속 있고 싶은지 모르겠다. 한국보다 불편한 것투성이고 겨울도 너무 길고, 영어도 원어민만큼 충분하지 않을뿐더러 물가도 너무 높은데 왜 여기 있고 싶은 걸까. 휴 2023년도 하반기와 2024 상반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요즘은 사는 낙도 없고 계속해서 무기력하니 하루 루틴이 망가지는 게 마음 잡기가 참 쉽지 않다. 날씨라도 맑아지고 좋아지면 좀 낫겠는데!! 오늘도 눈비가 내리는 하루. 이 안에서 감사한 것들을 찾아내고 작은 행복과 기쁨을 만들어내는 게 진짜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길이겠지. 아직 멀었다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