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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n May 09. 2024

나는 국제연애조차 내 방식대로

이게 내 연애 스타일인가 봐

나는 오래 살지 않았고, 엄청나게 화려한 연애 경력(?)도 없다. 하지만 제대로 된 연애를 시작한 이래로 지금 남자친구와 3번째 연애이고, 그 기간은 모두 길고 안정적이다. 처음 만난 남자친구, 그러니까 제대로 '사귄다'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와는 5년 연애를 했고, 그와 헤어지고 1년 반 뒤 전 남자친구를 만나 3년 연애를 마쳤고,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다. 지금 남자친구와는 1년 6개월 정도 아주 안정적인 연애를 하고 있다.


나는 참으로 불안하고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자랐는데, 사실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아찔한 만남을 선호하는 것보다 친구처럼 편안하고 안정적인 사랑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반짝이고 강렬한 감정을 가지고 타오르는 불처럼 사람을 사랑하고 대하기보다는 오랜 시간을 알며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사랑을 하는 걸 좋아한다. 또 그걸 잘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내 이런 성향(?) 덕분에 1-2년 연애하는 것은 절대로 긴 편에 속하지 않고, 그래서 그런지 내 주변 친구들 또한 진득이 연애하는 친구들이 많은 편이다.


길게는 8년~10년까지 연애를 하고, 이제는 그 장기연애를 마치고 결혼을 슬슬 하는 친구들이 늘어나면서 나도 지금 남자친구와 결혼을 생각해보고는 한다. 먼 일, 남의 일처럼 느꼈던 결혼이 내게도 점점 다가오는 것 같아서 가끔은 두렵고 또 숨이 턱 하고 막힐 때가 있지만, 사람이 바뀌더라도 안정적이고 뿌리 깊은 탄탄한 연애를 하는 나를 보며 마음이 튼튼한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서 괜스레 뿌듯하다.


다들 가끔 묻고는 한다. 국제연애라서 힘든 것이 없는지, 맞지 않는 것은 없는지 등등.. 하지만 외국인도 곧 사람이고, 내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연애의 모양도, 모습도, 방향도 다 달라지는 것 같다. 나는 감사하게도 내가 추구하는 연애 방향과 비슷한 사람들만 만나왔고, 가끔 지랄맞고 성질 더러운 나를 잘 달래주는 착한 친구들만 만났었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고, 또 내가 좋아하는 것은 어떤지, 나는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에 대해서 배워나갈 수 있었다.


게임에서 퀘스트를 받은 것처럼 연애를 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질 좋은 연애 경험은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친구보다 가깝고 가족보다는 조금 먼 독특한 관계 안에서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지, 의사소통은 어떻게 하는 것을 선호하고, 어떤 면이 있는지 알아가는 것도 나를 알아가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내가 나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상대방의 마음과 태도도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취향이 비슷해지기도 하고 입맛이 또 똑같아지기도 한다.


단순히 내가 '국제연애'를 해서 느끼는 감정이 아닌, 좋은 사람들을 만나왔기에 느낄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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