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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n May 01. 2024

남자친구가 외국인이라고 느껴질 때

나는 이럴 때 네가 외국인이라고 느껴

남자친구와 문화차이는 안 느껴진다고 글을 썼는데 이게 무슨 소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문화차이는 느껴지지 않아도, 가끔은 남자친구가 나와 다른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한국인이라면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하겠지만 우리는 스몰톡 같은 건 잘하지 않는, 어쩌면 스몰톡은 나이 든 아주머니들이나 아저씨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북미의 문화는 다들 알다시피 스몰톡 문화다. 길 가는 사람들에게 갑자기 바지가, 신발이, 머리가 멋지다며 칭찬을 하기도 하고, 지나가던 강아지 종이 궁금하면 물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자고 나란 나는, 이런 문화가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누군가 내게 네일이 예쁘다고 하면 그냥 고맙다고 맞받아치는 정도? 먼저 나서서 칭찬을 하거나 진짜 멋지다고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남자친구는 지나가다 멋진 차를 발견하면 차주를 향해 엄지 척! 을 날려주기도 하고, 지나가던 강아지가 귀여우면 'Your dog is so cute'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한다.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성큼성큼 가서 물어보기도 하고, 종종 허락을 구해 사진을 찍기도 한다. 지나가던 행인이 타려는 우버가 승차 거부를 하고 떠나갈 때는 'Was it Uber?' 하고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That's not cool!'이라고 하면서 그들의 편을 들어주기도 한다. 유모차를 들고 낑낑거리는 아기 엄마를 보면 얼른 달려가서 문을 잡아주고, 엘리베이터에서 큰 의자를 들고 있는 백인 남자를 보면 자연스럽게 '도와줄까?'하고 물어본다.


나는 낯선 사람에게 낯설게 다가가지 않는 남자친구를 보면 늘 '외국인은 외국인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전부 다 사람 바이 사람이라는 것을 일러둔다. 우리 언니가 토론토에 나를 방문했을 때도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지만 그는 특유의 여유로움과 친화력으로 어색함 없이 언니와 잘 지낼 수 있었다.

우리 언니는 나의 모든 남자친구를 다 만나봤기에 '(지금 남자친구 이름) 그래도 만난 애들 중에 젤 친화력 좋지'라고 물어보니 '(전 남자친구)도 편하긴 했지만 역시 외국인이라 그런가 그냥 달라'라는 말을 들었다. 모든 외국인 남자친구가 다 이러는 것은 아니겠지만, 상대적으로 북미권에서 나고 자란 애들은 뭔가 좀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낯가리는 것과는 조금 다른 성향?을 가졌다고 해야 하나. (물론 이것도 다 사람마다 다르다! 정말 일반화하고 싶지 않은 내 마음을 알아주길..)


내 남자친구도 낯을 가릴 때도 있고 일명 homebody라고 하는 집돌이인 모습도 있지만, 내가 느끼는 바로는 한국인들이 말하는 '낯가림'과 '집돌이/집순이'와는 정말 다르다. 이런 것들로 외국인 남자친구는 이렇다,라고 일반화시키고 싶지는 않지만, 확실히 우리보다는(어쩌면 나보다..) 조금 더 서로에게 열린 마음이라고 해야 하나? 어떻게 말로 설명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선뜻 남에게 다가가고 물어보고 표현하는 것이 외국인 같다고 느낀다. 그리고 내가 배우고 싶은 점 중 하나이기도 하고.


이런 점들을 보면 배우고 싶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토종 한국인으로서 그들과 같아질 수는 없겠지만, 그들의 여유로움을, 그들이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은 배우고 싶다. 내가 진심으로 상대방의 어떤 부분이 예쁘다고, 멋지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너 ㅇㅇ 참 예쁘다'라고 칭찬해줄 수 있는, 그런 여유로움을 가지고 싶다. 내 외국인 남자친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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