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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n Jun 25. 2024

파덜스 데이에 보낸 나의 작은 선물

고작 10만 원 짜리지만

지난 6월 12일은 캐나다에서 'father's day'였다. 여기는 5월에 마더스 데이, 6월에 파더스 데이 이렇게 나뉘어 있는데, 엄마한테는 항상 무언가를 계속해주고 사주고 하는데 아빠는 그게 잘 안된다. 내가 사준다고 해도 돈 아끼라고 됐다고 하고, 마음 써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하는데, 그게 진짜 맞는 말일까? 사람이라면 당연히 섭섭하지는 않을까?


그래서 아빠 선물을 사려고 하면 늘 비밀로 산다. 엄마는 아빠의 취향을 제일 잘 아니까, 나는 늘 아빠 물건을 사려면 엄마한테 물어보고는 한다. 이번에도 한국에 소포를 보낼 일이 생겨서 캐나다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인 룰루레몬에서 아빠가 좋아하는 폴로 티를 샀다. 유일하게 아빠가 하는 취미 중 하나가 골프이기에, 골프를 하면서도 입을 수 있고, 평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는 옷으로 골랐다.


늘 검은색만 입고 다니는 아빠를 위해서 이번에는 조금 더 은은하고 여름에 입기 좋은 컬러로 골랐는데 이미 파더스 데이는 지났지만 아빠가 입고 좋아해 주면 좋겠다. 늘 어림잡아 아빠의 사이즈를 체크해야 하고 이게 맞을까 저게 맞을까 엄마와 늘 이야기하지만, 언젠가는 아빠랑 같이 백화점이든 쇼핑몰에 가서 아빠가 좋아하는 컬러로, 아빠에게 딱 맞는 사이즈로 선물하고 싶다. 그 언젠가가 너무 멀지 않은 미래면 더 좋을 것 같고.


요즘엔 중국에서 너무 많은 물량이 들어가 요즘 통관하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고 한다. 저번주 화요일에 부친 소포가 원래 같았으면 저번주 토요일이나 도착했을 텐데 아직도 도착을 안한걸 보면 물량이 많아지긴 했나 보다. 아빠가 얼른 받아서 잘 받았다고, 색깔이 참 고급지고 예쁘다고 해주면 좋겠다. 고작 10만 원 남짓한 폴로 티지만, 아빠가 크게 받아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마음은 돈으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지만.. 효도는 어느 정도의 돈으로 한다는 말에 동감하는터라, 언젠가는 꼭 더 좋은 효도를 할 수 있기를.

근데 내가 먼저 입어봄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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