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반 걱정 반
12월 말쯤 영주권을 확정 지었고, 새해가 되자마자 영주권 카드를 받았다. 2021년 4월에 처음 캐나다에 오고 난 뒤로 처음으로 한국을 갈 수 있게 되었다. 운이 좋게 중국 춘절 + 상사들의 출장으로 인해 2월 12일부터 23일까지는 휴가, 3월 21일까지 총 5주간 한국에 머물면서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우리 삼 남매가 함께 여행을 가기로 확정 지어서 태국 치앙마이 여행을 하기로 했고, 10년 지기 친구의 결혼식에 맞춰서 한국에 갈 수 있게 되었다. 나의 한국 방문 소식을 알게 된 몇몇 친구들은 고맙게도 자신들의 시간을 빼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고, 하고 싶은 브랜드 준비를 위해 다른 친구도 발 벗고 나서주고 있다.
나의 브랜드는 내년에 세상에 내놓고 싶은데, 경험 많은 친구들 덕분인지 한국에 가자마자 동대문 시장을 돌기로 했고, 내가 태국에 가 있는 동안 친구가 샘플실에서 샘플을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피드백을 해주면 그 피드백을 기반으로 원단이나 패턴을 수정해서 바로 2차 샘플을 만들고 2차에서 최종수정을 거쳐 바로 20장이든 50장이든 옷을 만드는 게 어떠냐고 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일이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지만 막상 그 옷을 만들어 캐나다에 가져오거나 한국에 두면, 이걸 어떻게 팔지, 하는 막막함이 엄습한다.
다른 친구는 뭣도 모르고 시작해 보는 게 좋다고, 내가 말한 것과 같이 빠르게 실패하고 빠르게 경험해 보는 게 오히려 좋을 수 있다고 하고, 또 생각해 보면 한국에 자주 갈 수 없는 나로서는 이 프로세스가 맞는 것 같다. 그러다가 오히려 물량만 쌓아두는 것은 아닌지, 너무 빠르게 내 계획과 다르게 이루어지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완벽주의를 버리라는 친구의 말과 의문 투성이인 나의 오랜 습관이 싸운다. 라벨은 어떻게 할지, 포장은 어떻게 하는지, 모든 물량을 다 가지고 와야 하는지, 반만 들고 와야 하는지 등.. 이런 의문부터 해결하고 싶어 하는 '완벽주의'를 가지고 있는 나의 물음을 애써 무시하며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넘기고 있다.
이런 불편한 감정도 넘길 줄 알아야 시작한다는 내 주변 친구들의 조언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은데, 이젠 누구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천천히 계획을 세워하는 것이 좋다는 주의와 일단 시작해 보라는 주의 중에 어떤 것을 따라야 할지 의문이 생기는 요즘, 어떻게 해야 더 지혜로울 수 있을지 생각한다. 말로는 빠르게 실패해 보자고 해놓고 실패하기 싫어하는 나의 방어기제일까. 단순하지 못한 내가 웃픈 요즘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