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 대한 고민
우리 아빠는 내가 늘 훌쩍 떠날까 걱정이 많았다. 사주 보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 아빠는, 내가 흔히 말하는 '역마살'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이가 들도록 말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외국인이랑 결혼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고모에게서 들었다(사주에서 이런 게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들었다. 아마 무속신앙일지도 모르겠다). 아마 무진장 싫었던 것 같다. 말이 씨가 된다고 얘기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20살이 되고나서부터는 해외로 여행을 가지 않았던 해가 없다(2020년 제외).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은 무조건 여행에 썼고, 언니와 함께 대학생이던 시절에는 둘이서 참 많이도 놀러 다녔다. 한국이 싫은 건 아니지만, 외국에서 살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었다.
그런 내가 결국엔 캐나다로 이주했고, 영주권까지 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여기서 평생 살고 싶은지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다시 한국에 가서 살고 싶은 것 같지도 않다. 여기서 만난 한국인들을 보면 영주권에 목매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딱히 그렇지도 않다.
그렇다고 평생 살 수 없을 것 같냐고 물으면 그것도 아니다. 이곳에서의 다양성이 좋고, 또 내가 일구어나가는 삶이 좋다. 그래도 높은 물가, 아시아인으로서 당하는 은근한 차별, 언어 장벽, 느린 관공서 일, 한국만큼 편리하지 않은 시스템들은 여기서의 삶을 포기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래도 내가 여기서 살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여기서 평생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