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생에 치이고 보스에게 치이고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한 토론토. 그래서 그런지 슬그머니 브런치가 떠올랐다. 늘 마음 한편에 남아있는 브런치라, 항상 글을 써야지, 해도 현생에 치이다 보니 마음먹기가 쉽지 않다. 사실 이것도 핑계라는 것을 알지만.
4월 8일을 마지막으로 글을 썼고, 약 한 달 동안 나에게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금의 남자친구와 common-in-law를 진행해서 1년 뒤 영주권 신청을 하기로 했고, 내가 가고 싶어 하던 회사에서 이력서를 넣어볼 것을 제안받았고,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곧 풀타임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티스토리로 돈 벌기는 계속 진행 중이고. 투자 공부를 한답시고 경제 신문도 구독하고, 투자에 관한 책을 읽고는 있긴 한데 잘하고 있는 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티스토리에서 나의 브런치를 구독한다는 알람이 올 때마다 신기했다. 다들 어디서 날 찾으신 걸까, 나의 어떤 면을 궁금해하실까,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내 모습이 궁금할까, 아니면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나의 삶이 궁금할까, 아니면 국제 연애를 하는 내 모습이 궁금할까, 혹은 나의 필체가 좋으신 걸까? 따위의 생각과 함께.
그리고 뒤이어 오는 묵직한 울림. '아, 브런치도 써야 하는데.'
늘 쓸거리가 없다고,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미뤘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메모를 하기로 했다. 내가 평상시에 느꼈던 것들, 이야기로 쓰면 좋겠다고 느꼈던 것들. 사실 근 한 달간 '어 이런 이야기는 브런치에 녹여내도 좋겠다'라고 생각한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모두 다 휘발됐다. 역시 사람은 자신의 머리를 믿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빌어먹을 완벽주의자 성향과 '글은 삘 받을 때 써야 하는 거야'와 같은 되지도 않는 핑계로 브런치를 한 달여간이나 밀어두었다. 1000자는 채워야지, 그래도 너무 짧으면 안 되지, 하는 조잡한 마음이 나를 브런치에게서 한 달이나 밀어냈다.
다들 어떻게 지내나요, 저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