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물음
평생을 의심과 걱정으로 살아온 나는, 토론토에 오고 난 후부터 전 남자친구의 영향인지, 책을 많이 읽었던 탓인지 먼 미래를 생각하며 걱정하지 않는다(그렇다고 계획적인 나를 바꾼 건 아니다, 미래 계획은 세우는 편). 혹은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혀 집착하는 태도도 버렸다. 그렇다고 급한 성격을 고친 건(이건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의 이런 못된 버릇(걱정하고 불평하는)이 스멀스멀 나도 모르게 나오기 시작했다. 언제부터인지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내가 자각하지도 못할 만큼 아주 스멀스멀.
생각해 보니 일가기 싫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운동하기 싫다, 살쪘다와 같이 부정적인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는 나를 발견했다. 이런 부정적인 마음들이 계속 쌓여 나를 지치게 했다. 저녁에 자기 전에는 일가기 싫다는 무거운 마음과 함께 아침에 일어날 땐 두통과 함께.
미국에 살고 있는 친구와 문자를 하는 도중, 그 친구가 내게 물었다.
"요즘 삶의 원동력이 뭐니 민선아"
이 한 마디가 나를 때렸다. 정신이 번쩍 차려졌고, 그제야 내가 부정적인 불평불만을 늘어놓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저 문자를 받기 직전까지도 '집에 가고 싶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감사할 일들이 투성이었다. 내가 매일 출근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 다정한 남자친구 덕분에 외롭지 않은 타지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 외국에서의 삶을 꿈꾸던 나에게 그 꿈을 실현시켜 준 든든한 부모님이 있다는 점, 늘 발전하고 싶어 하는 나, 그리고 또 무엇이든 두렵지만 도전해보고자 하는 나의 마음 등.. 감사할 점이 셀 수도 없이 많고 그 마음들이 스쳐 지나갔다.
나의 원동력이 이렇게나 많은데, 요즘은 너무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살아가는 인생이었달까?
난 아직도 너무 어리석다.
그날 저녁 내가 읽은 책은 공교롭게도 '당신이 불평을 하면 자기 인생에 '쓰레기'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뜻이다.'라는 문구를 봤다. 그래, 나는 내가 쓰레기를 모으고 있는 셈이었다.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한 어떤 것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는데, 나는 그 의미를 불평과 불만으로 부여하기로 했던 거다.
사람이 어떻게 매번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고 행복만 할 수 있냐는 말에 나도 동의한다. 나 또한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렇지도 않으니까.
하지만 나는 이왕 한 번 사는 인생, 조금 더 노력해서, 조금 더 감사한 일에 집중하면서 풍요롭게 살겠다. 내 마음이 풍요로워지면,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풍요로워질 거다. 나는 에너지를 믿는다. 스크린 너머로도 나의 에너지가 느껴질 거라고 믿는다.
요즘 삶의 원동력이 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