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열심히만 한다고 되지 않아
한국과 캐나다의 구직 시스템은 매우 다르다. '공채'라는 개념이 없고, '서류통과'같은 단어도 없다. 1차 면접 일시는 언제일지, 2차 면접은 언제일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곳이 없다. 결과는 언제 나오는지, 몇 명이 뽑힐 것인지 내 이력서가 검토되고 있는지, 언제 '서류전형' 결과를 알려주는지 따위의 친절함은 없다. 궁금해도 그쪽에서 사람들이 나에게 연락을 하기 전까지 물어볼 수도 없다. 그 사실이 가장 견디기 힘들다. 계속 기다려야 하는 것. 한 번은 12월에 지원했던 곳에서 그다음 해 4월에 연락이 온 적도 있다. 내가 정리해고를 당했을 때, 나의 보스도 자신의 남편이 일을 구할 때 6개월이 걸렸다고 했는데, 그땐 믿지 않았지만 이제 서서히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하는 중이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종종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라고 물어볼 때 나는 한결같이 '기다리는 중이야'라고 대답한다. 아니, 진짜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지원은 하고 있어?'라고 순수하게 물어보는 나의 소중한 친구들의 물음에 '그럼 내가 노는 줄 아냐?'라고 인성 터진 대답을 하고 싶을 때도 있다. 내가 잘못해서 잘린 것도 아니고, 내가 원해서 한 퇴사도 아니지만, 가끔 세상이 너무하다 싶을 때가 생긴다. 아마 삼재라 그런 거 같다(라고 생각해야 조금이라도 위안이 된다).
인생을 살면서 느끼는 거지만, 뭐든 열심히 한다고, 최선을 다한다고 하더라도 잘 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인생이 재밌는 거고, 불공평하고, 억울하고, 또 뜻밖인 거겠지. 내가 선택한 길이고 내가 하고자 했으니까 그에 대한 책임은 져야.. 어른 이랬으니까. 친구들 말대로 '지원'도 꾸준히 하고, 다른 도시로의 이사도 고려하면서까지 일을 찾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백수다. 나의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하고, 지원하면서 왜 그 회사가 좋은지 사탕 발린 말을 마구잡이로 써서 내고, 커버레터까지 쓰면서 정성을 다해 지원해도 여전히 답은 없다. 이쯤 되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는 것보다 답을 기다려야 하는 그 기다림이 제일 싫다. 가타부타 말도 없는 그들의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을까, 내 이력서는 지금 어디에서 누구의 눈에 읽히고 있을까.
최선을 다해도, 열심히 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한 번 배운다. 그래도 나의 백수 라이프를 이렇게 브런치에 '꾸준히' 공유하고, 블로그를 '꾸준히' 해내고 있고, 새로운 북스타그램도 시작했다. 그래, 때로는 최선을 다하고 포기하는 것보다는 꾸준히 하는 게 힘을 발휘할 때가 있지. 나는 지금 그 꾸준함의 힘이 필요하다. 비록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훗날 아무런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더라도 묵묵하게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야 한다.
그래도 기다리기 싫다. 최선을 다해도, 열심히 살고 있다고 해도 백수인 이 현실이 아찔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