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 Your

by 문윤범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면, 그래서 감동을 느끼면, 마음이 움직이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음악과 영화가 무역회사 인사과에서나 어린이집 유치원에서나, 혹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이 하는 일에 영향을 미칠 만한 무언가는 아닐지 모른다. 집으로 돌아오면, 돌아오는 길 버스 안에서 잠시 기댈 뿐이다. 성인이라면 누구라도 회사 생활을 해보고 판매 서비스 직에 종사해 본 경험이 있지 않을까. 모두가 꿈꾸는 직업은 어쩌면 작가나 영화감독, 영화배우 가수인 것일까. 그건 마음이 움직일 때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직업이었다. 수첩에 적어두거나, 핸드폰 메모장에 무언가를 적거나 영상 또는 사진으로 찍어놓아야 한다. 핸드폰 메모장은 넘칠 수 있고 사진 앨범 또한 정리가 안될 수 있다. 가수의 꿈을 꾼 적은 없었던 듯하다. 그러나 가끔 동전 노래방에 가 화면을 비추며 노랫소리를 영상으로 저장해둔 것을 보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닌 듯하다.

빌딩 숲으로 들어오면 사회는 더 이상 낭만적이지 않다. 차라리 흙먼지 날리는 운동장에서 공을 차는 일이 분위기 있었던 건지 모른다. 계곡이나 논두렁에서 가재를 잡고 메뚜기를 잡는 일은 찾을 수 없는 고전이 되었다. 꿈을 포기해버린 자들 중에는 어쩌면 더 이상 이곳에는 그런 낭만이 없다 느껴 단념해버린 자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현대의 예술가들은 특이하다. 때론 기괴하며 괴상하다. 길게 드리워진 빌딩 그림자 사진을 찍고 그 속에 든, 마치 그물에 걸린 물고기들 같은 인간 군상을 담아내기도 한다. 음악은 컴퓨터로 만드는 것이기도 할 테다. 영화감독 배우는 어떤가. 영화에서 보정 특수효과는 기본이며 배우들은 대부분 피부관리를 받지 않는가. 성형을 해 성공한 배우들도 충분히 많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지상 최대의, 아니 이 땅에 머무르는 자들의 가장 흔한 고민일지 모른다. 높이 솟아오른 탑과도 같은 것이 아닌 수평선으로 펼쳐진 고뇌와도 같은 것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일을 포기해버린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자기개발서 같은 것에 전혀 호기심을 느끼지 못했고 때론 탐탁지 않게 여기기도 했으며, 그런 글을 읽는 것이 너무 힘들다 생각까지 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그런 이유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낭만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낭만을 지키는 일 역시 사투인 것을 알았을 때 다른 사람들 또한 나와 결코 다르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왜 노벨문학상 수상을 꿈꾸지 않는가. 무엇 때문에 현실 작가가 되려고만 하는가. 지금 이 순간 그런 이야기는 흥미를 끌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벨문학상도 현실 작가도 모두 하나의 목표일뿐이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작가가 아니라면 당신은 작가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닐 테다. 그저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일지 모른다. 일생의 사투는 몸과 마음을 버린다. 그럼에도 난 세 글자의 내 이름이 사람들에게 기억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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