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의 얼굴 한 번 보는 건 참 힘든 일이었다.
"범일동 골목길 빨간색 간판으로 된 세공점을 찾아. 그리고 그렇게 말해. 자청색 사파이어 반지 하나 맞출 수 있을까요?"
세공점 직원은 안으로 들어가 무언가를 가지고 나왔다.
"그러면 명함 하나를 줄꺼야."
나는 그것을 주머니 속에 넣는다. 그가 건넨 것은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 조각이었다.
범일동으로 향한다. 낙지볶음집이 있는 골목길이라고 했는데 몇 개가 있다. 보랏빛 혹은 푸른색의 간판들 사이에 눈에 띄는 간판 하나가 있다. R's. 오전에 비가 내린 탓에 땅이 젖어 있다. 빗물에 젖은 땅 위로 보석상 간판 불빛들이 번쩍인다. 낙지볶음집이 보인다. 골목길로 들어서 그 글자를 본다.
재킷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계단을 오른다. 방향을 바꿀 때마다 고개를 위로 든다. R's. 문 앞에 섰다.
이곳 보석상들은 대부분 루 소유였다. 또한 그녀는 독자적으로 세공점들을 운영한다. 내가 그녀를 만나려는 이유는 지아의 계획 때문이다. 북부는 우리가 세력을 넓히는데에 잠재적인 걸림돌이 될 것이고 화명동 골드캐슬은 우리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될 것이다. 먼저 범내골의 루와 줄을 만들려 했던 것이다. 그녀는 이 세계의 무드를 바꿀 수 있는 자이며, 그 모든 계획을 지금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예빈맘 사건이 있은 직후 부경맘 수뇌부는 위원회를 열었고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그 일로 용호동 코스모폴리탄의 악명은 드높아져갔다.
하룻밤 사이 지아의 이름이 부산 전역에 알려졌으며, 그러나 그녀는 이것이 진짜 전쟁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마린시티의 예빈맘을 처리한 건 러시아 애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기 위해서였다. 모두가 주저하던 일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다이아몬드 브릿지의 주인을 가려야만 한다. 그랬다. 그녀의 말대로 전쟁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자동차 바퀴가 밟고 지나가는 도로는 차갑고 어둡다. 해가 저물었고 나는 라이트를 켠다. 불빛은 그 검은 땅을 비춘다.
2Pac의 'Life Goes On'을 들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