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7일

by 문윤범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은 대부분 비슷하기에 나는 그것이 식상했다. 쓰레기 봉지를 길가에 던져 놓으면 고양이 한 마리가 접근하고 또 한 마리가 다가와 서로 다툼을 벌인다. 수사의 과정이란 그것을 누군가가 목격하거나 CCTV 등을 통해 확인하는 일이 포함되고, 바닥에 남은 혈흔이나 털의 흔적, 깨진 손톱 등을 증거로 여기며 진실을 뒤쫓는 것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다른 각도에서 한 번 바라보았다.

경찰이라는 인간이 가진 어두운 면모를 먼저 비춘다. 그 길가에 쓰레기 봉지가 던져지는 것을 비추고, 곧 고양이 두 마리가 서로 다투는 장면을 연출한다. 그때야 비로서 인간은 움직인다. 그는 늘 밝은 세계에 있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는 최수오와 현장을 찾았고 주변 가게를 탐문한다. CCTV의 위치도 확인한다. 슈퍼마켓 주인은 12시면 문을 닫아 그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보통 새벽이면 이곳 길거리는 조용하냐고 묻는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거리라고 대답한다. 그들은 곧 CCTV 영상을 확인한다. 슈퍼마켓이 문을 닫은 12시부터 문을 여는 아침 8시까지 거리는 조용하다. 이따금 술 취한 남자가 비틀대거나 오토바이가 한 대씩 지나가는 모습이 포착된다. 쓰레기 봉지가 던져진다. 곧 고양이 한 마리가 접근한다. 그리고 어디선가 또 다른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난다. 아침 누군가가 집을 나서 어디론가 향한다. 그가 향하는 곳은 경찰서였다.

밤새 소란스러운 일이 있었다. 쓰레기 봉지가 찢어져있고 안에 든 것들이 길바닥에 쏟아져 나와 있었다.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가해자는 누구인가. 죽은 자는 피해자인 것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누가 먼저 공격했을까. 먼저 다가선 자였다. 그가 뒤쫓아온 그를 공격했다. 뒤늦게 다가선 그 고양이는 쓰레기 봉지를 탐하지 말라 말하려 그랬던 걸까. 아니면 자신이 그것을 차지하려 했던 것일까. 경찰은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지 못한다. 자신이 잠든 사이에 벌어진 일을 그는 완벽히 파악하지 못했고 결론을 얻어내지 못했다. 그는 다시 허무한 감정에 사로잡히고야 만다.

그의 일상은 날이 갈수록 무기력해져 간다. 카페를 찾을 돈과 술을 마실 돈이 손에 쥐어지고 동료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을 여유조차 주어지지만 왜인지 그의 삶에는 낙이 없다. 자신의 가족은 아직 꾸리지 못했다. 수년 전 그는 부모의 곁을 떠났고 혼자가 되었다. 사랑을 하려 했지만 편의점 도시락을 먹는 일과 같았다. 너무도 간편한 행복이었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그는 다시 비틀거렸다. 어느 날은 집에 틀어박혀 치킨과 맥주를 주문한다. 그의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 있고 그의 앞에는 TV가 놓여 있다.

어릴 적 그의 친한 친구들은 검사가 되고 깡패가 되었다. 그가 처한 현실이 너무도 아이러니하지만 흥미롭다. 나는 사건 하나를 꾸미게 된다. 쓰레기 봉지 하나를 던지라고 시킨 뒤에 고양이 두 마리가 접근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그가 일하는 모습까지 지켜보며 관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최해영, 37세. 여전히 광주를 떠나 살지 않는 남자. 좋아하는 영화 장르 스릴러, 좋아하는 배우 김남길. 점점 닮아가는 중. 금연 1년 7개월째, 금주 여부는 불투명. 좋아하는 색깔 회색, 그의 인생도 여전히 흐림. 그래서 다시 맥주 마시며 영화 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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