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양'

by 문윤범


'애프터 양'에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 대한 오마주가 있다. 가장 강렬한 장면에 릴리 슈슈의 노래가 흐르고 릴리 슈슈라고 프린트돼 있는 티셔츠가 보여진다. 내겐 그 장면이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다. 코고나다 감독은 그 영화에 아주 강렬한 인상을 받은 듯하다.


주인공 양은 중국인으로 설정되어 있고 영화는 정작 이와이 슌지에게서 큰 영향을 받은 듯하지만 그는 동양인으로서의 공통적인 물음을 가졌던 듯하다. 코고나다는 한국계 감독이다. 안드로이드 인간도 있고 복제 인간 클론도 있다. 생물을 분류하는 가장 큰 단위인 계는 인종과 민족을 나누는 데에도 쓰인다. 나는 가슴에 태극기를 품은 인간이다. 그러나 언젠가 이탈리아인이 되고 싶은 적도 있었다. 이탈리아의 국가를 부르는 상상을 한 적도 있다. 그러나 양은 인간에 대한 동경이나 인간이 되고자 하는 마음 같은 것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은 오직 물음을 가졌을 뿐이다. 자신은 왜 중국으로부터 온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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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는 배우들이 입고 나오는 몇몇 의상들은 더 먼 아시아에서부터 전래되어온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마치 인도의 염색가들이 손을 쓴 의상 같기도 했다. 또는 더 먼 곳일지 몰랐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만든 옷처럼 보이기도 했다. 더 먼 미래를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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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복잡한 가족 구성 또한 없을 것이기에 이질적이기도 했다. 나무들과 높은 빌딩들의 조화, 현대적 이동 수단 안에서 하는 오래되고 또 오래된 고민들. 우리 딸이 학교에서 사고를 쳤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등..


콜린 파렐이 먹는 라면과 맥주가 나를 크게 흔들리게 했다. 좋은 그릇을 장만하고 싶었다. 독창적인 레시피를 만들고 싶었다. 맥주는 뭘로 하나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라면이니까 가볍게 ㅌㅔ ㄹㅏ.


영화는 어디에서부터 온 건가. 미래의 지구인이 보낸 영상 메시지와 같은 것이라면 그건 마치 크리스토퍼적 상상일까. 사람들은 놀랄까. 어쩌면 외계인들이 치는 장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장난은 감동을 선사한다.


애프터 양은 가족이 양의 과거 기억들이 저장된 메모리 뱅크를 발견하며 또 그렇게 흘러가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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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YANG, 2021/ Kogon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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