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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윤범 Oct 26. 2022

안드로이드의 환자들


그에게 여름의 낮은 생물학적 고문이고, 안 그래도 까만피부가 탄 군밤 껍질이 될까 해를 피한다. 카페 안드로이드의 구석 자리는 늘 비어 있어, 화장실 문이 열릴 때마다 낯선 자들이 뿌리고 흘린 오줌 냄새가 새어나올 것만 같아도 그곳이 편하다. 아니, 가게 주인이 화장실에 어떤 방향제를 갖다 놓았는지 좋은 냄새만 코를 찌를 뿐이다. 그는 피부병에 걸려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는 여자에 관한 글을 쓰기로 마음 먹는다.

그가 머무는 시간에 일하는 여자의 이름은 안젤라였는데 그의 앞에서 친절하다. 그 어두운 얼굴과 잠긴 목소리를 영 꺼림칙하게 여겼지만, 처음 그를 보았을 땐 그녀는 그를 경계했지만 이젠 안부를 물을만큼 조금씩 그것을 무너뜨리고 있다. 어제는 그가 그곳 자리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제는 안 오셨던대요?"

안젤라는 미소 지으며 말한다. 그는 어제 거대한 괴물이 자신의 몸을 지배한 듯해 움직이지 못했다. 그래서 집 밖으로 나오지도 방 안을 벗어나지도 못했던 것이다.

파우스토가 말한다. 

"몸이 좀 안 좋았어요."

"물 좀 더 드릴까요?" 

그녀는 빈 잔들이 놓인 쟁반을 양손에 든 채로 말했다. 그녀 뒤로 창백할 정도로 하얀 피부의 여자가 지나간다. 곧 울긋불긋한 것들이 피어오를 듯, 스스로 그것을 손톱으로 긁고 피를 내놓고는 거울을 볼 듯. 그녀는 물을 것이다. 도대체 넌 누구냐고.

"물을 좀 더..."

파우스토는 풀려 있는 눈에 다시 힘을 주어 그녀에게로 향하게 했다.

"아! 네. 좀 더 주세요."

그녀는 곧 피부병에 걸릴 여자다. 그녀의 이름은 로라, 한 달에 몇 번, 잊을 만할 때면 안드로이드의 에스프레소를 찾는 여자. 제법 날씬하지만 차라리 말랐고, 밑창이 두꺼운 운동화를 신고 다니지만 어디를 걷든 불편함을 느낀다. 그래서 앉아 있는 것이 좋은 자다. 그녀는 안드로이드의 종업원 안젤라의 어깨너머로 파우스토를 본다. 그녀에게는 앉아 있는 사람들에 시선을 두는 일이 차라리 습관적이었다.


로라의 일기


...


곧 이어질지도 안 이어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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