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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윤범 Jun 22. 2023

당신에게는 소비에트를 찬양할 용기가 있는가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은 최근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가치를 내세우고 나섰다. 똑같은 일을 하면서 월급이 크게 차이가 나고 차별을 받는다면 이는 현대 문명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말까지 했다. 현실은 그렇다. 모두 똑같이 일하며 살지만 지갑의 두께에는 차이가 있다. 있는 사람의 주머니는 더 가벼워진다. 그런 사람일수록 중력으로부터 해방되려는 의지는 더 강한 것이다. 발바닥이 땅 밑을 파고 들 것만 같고, 오늘 하루도 그토록 무겁기만 했다.

모두 그런 걸음, 그런 모습이었다. 그러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현대 문명국가라는 것만 빼면 말이다. 원시 시대에도 누가 더 강하고 용기 있냐에 따라 먹이의 양과 질이 달랐을 것이다. 이 사회는 그 기준을 이상하게 잡았을 뿐이다. 누가 더 강하고 용기 있냐의 기준을. 전태일이 아직 살아 혹 재벌이라도 되었다면 나는 그것이 옳은 일일까 되묻는다. 그렇지만 잘 모르겠다. 시련이 없으면 인간은 더 강해지려는 의지를 가질까. 한없이 비겁해지는 순간은 끝도 없이 무료해질 때다. 무슨 일이든 일어나야만 했다.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해야 하는 것뿐이다. 급변하는 세계 속에 뭐라도 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 말에는 그의 진심이 묻어났다. 검사 시절에도 그랬다고 한다. 밥도 먹지 않고 일하는 후배를 보며 그러다 대상포진 걸린다고 말했던 것을 말했던 걸 기억한다. 검사들은 한 달 얼마를 버는지 모르겠지만 그 직업은 정치인이 되기에도 유리하고 여러 이점이 있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더는 그런 메리트를 가지기 어려운 사회일 수 있다. 사람들은 정말 그곳에 있고 싶은 걸까.

대통령이 되면 더는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 자신의 과거에서도, 또는 미래에도. 현실은 왕과 같은 존재다. 그가 나타나면 모두 고개 숙인다. 왕도 똑같이 상대방에 인사를 하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개혁은 준비 동작 없는 스타트가 아니다. 혁명과는 조금 다른 뉘앙스를 띄는 것이다. 반란보다 덜 폭력적인 일이다. 그러나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실현에 앞서 내가 가져야 할 마음의 준비 같은 것은 없다. 모두 놓인 자리에서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 한다. 성공과 실패만 있을 뿐이지 할 수 있는 일 하지 못할 일은 없다.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고 또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할 뿐이다. 전태일은 무엇을 하고 싶었을까. 그는 대구에서 태어나 가족이 서울로 이사를 와 훗날 그곳에서 노동자가 된다. 지금 그는 노동운동가로 기억되고 있다. 나는 그것이 그의 운명이었으리라 믿고 싶다.

내 안에는 때로 일요일이 필요하다 외치는 목소리가 있다. 한편으로는 내가 쉬어도 되는 걸까 할 때가 있지만. 무엇도 선택할 수가 없어 그저 쓸쓸할 뿐이다. 나는 늘 홀로이고 싶지 않은데 말이다.

월요일이 나를 기다리지 않으면 나의 금요일 토요일은 슬플 것이다. 내게는 쉬는 날이 필요하다. 다시 개혁을 준비하고 혁명을 일으키기 위해. 누군가에게는 그저 반란으로 여겨질 일을. 누구도 나를 돕지 않고 홀로 싸우면 좋겠다. 그렇게 흘리게 될 다른 사람들의 피를 책임질 자신은 없다. 모든 것이 공평해질 때 세상은 불균형해질 것이다. 하지만 자신 안의 전태일과 자신 안의 자본기업을 모두 인정할 수 있을 때 공정과 공평을 외칠 용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https://youtu.be/xtxjm7ciw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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