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yes of Hokkaido
https://youtu.be/6AM0q_u7XNc?si=4zVUr96VGi-KYJyj
우리에게는 꿈이 있었다. 그 큰 울타리 안에는 작은 꿈이.
그 개는 길들일 수 없다. 먹을 것을 줘 어느 날 내게 오기를. 그리고 이야기해줘, 날 보며 울겠다고. 그런 뒤 더 큰 웃음을 지어줘.
흰 눈이 하얀 천처럼 펼쳐진 땅 위에서 그는 그 여자를 뉘고. 까만 눈동자가 아직 또렷한 것을 보며 미소 짓는다. 곰이 울면 난 뛰어가 그 울음소리를 조금 더 가까이서 들을 것이라고.
히사시는 그의 말에 더 이상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왜 난 그들이 떠난 뒤 홀로 남겨지는 거지? 떠나는 자를 본다. 그 뒷모습을 바라본다. 한 여자가 자신에게로 다가올 때.
"히사시!"
눈망울이 물방울처럼 고여 머무를 때 그 여자가 다가오는 것을 본다.
"오랜만이잖아!"
그는 그 얼굴을 까먹은 듯했다.
"모르겠어 나?"
11년 만의 유우였다. 이런저런 일로 경찰서를 들락거리다 그를 본. 젊음의 속력을 이겨내지 못해 끝내 스스로를 추락시키던. 살기 위해 몸을 던지는 것이라던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 몸을 가로채간 자들이 있었다.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낸다. 파란 입술 더 큰 눈으로 말한다. 현실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 눈 위로 안경을 써! 그대는 다른 걸 볼 것이라고.
희미하게 노랫소리가 들려왔고 천장의 불은 더욱 위태로운 듯하다. 히사시가 본 건 유우였지만 그 여자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그가 만난 건 그 여자가 아닐 수도 있었다.
"내 이야기 잘 들어. 니들이 붙잡고 있는 그 남자, 그 아이. 그 아이를 풀어주지 않으면,"
그 여자는 여전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음악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고 쿵쾅거리던 드럼 소리마저 둔탁함을 잃고 허우적댔다.
"그 아이를 풀어주지 않으면 너흰 모두 죽을지 몰라."
더 깊은 곳 구렁텅이로 빠진 그는 그 목소리조차 제대로 들을 수 없는 지경이었음에도 그 여자는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말한다.
"인간이 아니거든. 사람이 아니란 말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왈왈 짖는 개지, 그러면서 끝내 웃고 마는 그였다. 그게 무슨 소리인지, 다시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더 크게 부서지는 북소리를 듣는다.
"니 옆에 붙은 그 여자, 여우 같은 애. 널 늑대로 보고 니들 무리를 헤집고 부수려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
다시 그 소리를 듣지 못하는 귀가 된다. 음악은 또 멈춘다.
그의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손을 넣고 일으켜 세우려 하지만 무거워 일으킬 수 없다. 술에 젖은 몸은 물에 빠져 온통 젖은 자의 몸보다도 무겁기에.
겨우 그를 끄집어내 밖으로 나왔을 때 찬 공기가 온몸을 에워쌈에도 끝내 그곳에 머무른다. 담배에 불을 붙인다. 니가 사는 이유, 멍한 눈으로 저 먼곳을 보려는 목적 밖에 없는 삶. 마치 미련조차 없는 듯, 풀썩 벽에 기대 붙은 그 몸 귀에 대고 끊임없이 재잘거린다.
그럼 넌 뭐지? 넌 인간이란 말이야? 그리 따져 묻고 싶지만 히사시는 기운을 잃은 뒤였다. 영혼이 없는 몸처럼 흐느적거릴 뿐이다. 술집 주인이 밖으로 나왔을 때 그 남자는 쓰러진 채 있고 그 여자는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다.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팔리 잘렸고, 네 도막이 났고"
부하의 말을 듣던 남자가 버럭 화를 낸다.
"그게 무슨 말이야?"
"목이... 얼굴이"
마쓰다 유우, 스물한 살의 나이에 죽음의 문을 향해 다가서던 여자였다.